[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충격실적(earning shock,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1조원에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와 유가급락 탓이다.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사업도 주춤했다. 연초 제시한 매출 목표를 하향했다. 하지만 투자는 이어간다. 2022년 배터리사업 손익분기점(BEP) 달성 목표도 유지했다.
6일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1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 각각 11조1630억원과 1조77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5.31% 전년동기대비 12.6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까지 순차입금은 증가할 수 있다”라며 “이후는 업황에 따라 변동이 있으며 페루 광구 매각대금 1조원이 입금될 예정이어서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무구조가 악화하지 않도록 자산 유동화 등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1분기 배터리사업 영업손실은 1049억원이다. 전기대비 75억원 개선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은 2022년 BEP 도달이 목표다. 소재사업은 영업이익 270억원을 달성했다. 전기대비 36억원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초 2020년 배터리사업 매출 가이던스를 2조원으로 제시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량 조절로 10% 내외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라며 “그럼에도 불구 손익은 전년대비 개선한다는 목표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헝가리 제1공장 2분기 중국 공장 양산을 개시했다. 헝가리 제2공장과 미국 제1공장은 2022년 1분기 완공 예정이다. 미국은 제2공장 올 3분기 착공도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추가 공장을 완공하면 연간 20기가와트시(GWh) 이상 생산능력(CAPA, 캐파)을 갖추게 된다”라며 “2022년 연간 총 60GWh 2023년 연간 총 70GWh 이상 캐파를 보유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올해 투자는 3조원 후반에서 4조원 내외다. 60% 정도 배터리 및 분리막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대외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투자 및 운용비용 절감을 검토 중”이라며 “배터리는 매년 2조원 정도를 투자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LG화학과 진행 중인 배터리 소송은 말을 아꼈다. 양사는 2019년 4월 소송을 시작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하고 있는 첫 소송은 오는 10월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이 불리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소송에 대한 언급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적절하다”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으며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라고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