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 BOE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확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애플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고, 화웨이는 미국에 발목이 잡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애플이 하반기 출시예정인 ‘아이폰12’ 패널 초도물량 납품에 실패했다. 지난해 애플로부터 OLED 패널 공급사 지위를 획득했으나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BOE가 애플에 OLED를 공급하기 위해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추가 물량에 공급할 가능성도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4개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폰12, 아이폰12맥스, 아이폰12프로, 아이폰12프로맥스다. 모두 OLED 패널이 탑재된다. 중소형 OLED 강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초도물량 대부분을 공급,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12맥스 일부를 담당할 전망이다. BOE는 아이폰12, 아이폰12맥스에 채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막바지 단계에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BOE는 설상가상이다. 최대 고객사 화웨이 분위기가 좋지 않은 탓이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설계, 대만 TSMC가 생산하는 방식으로 AP를 만든다.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를 대상으로 반도체 수출규제에 나섰다. 화웨이 AP 수급 문제는 스마트폰 생산량 하락으로 이어지고, BOE는 패널 공급량이 줄어든다.
BOE는 화웨이, 샤오미 등 자국 의존도가 높다. 현지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고객사를 늘려가고 있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BOE에 큰 변수가 될 예정이다.
BOE 등 중국 업체들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 OLED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OE는 올해 중소형 OLED 생산능력(CAPA)을 월 6만장(60K) 늘릴 계획이다. 이 시점에 애플 공급 실패와 화웨이 제재가 겹치면서 OLED 사업의 암초를 만나게 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 수익성 부진으로 중국도 OLED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화웨이 제재는 중국 업체들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1분기 모바일용 구부리는(Flexible, 플렉시블) OLED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79.4%를 기록했다. 이 기간 3680만장을 출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10.0%, 460만장), BOE(9.9%, 450만장)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