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나 칼럼

[취재수첩] 중견중소 가전업체 변신, 위기 넘을까

이안나
- 제품 성능·차별화된 기능 담아 전문가전으로 도약해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올해 1분기 실적발표 기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매출액에서, LG전자는 영업이익에서 전년보다 더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중견·중소 가전업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위니아딤채·신일전자 등은 나란히 실적 부진을 겪었다. 위니아딤채는 1분기 매출 1362억원으로 지난해 911억원보다 늘었지만, 192억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일전자는 1분기 매출 181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적자 11억원이다. 쿠쿠홈시스·쿠쿠홀딩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여전히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1분기 국내시장은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자제됐다. 가전 역시 온라인 구매가 급증했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이 줄어든 삼성·LG 역시 온라인 판매강화에 열을 올렸다. 온라인에서 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대형기업 ‘브랜드’가 주요 경쟁요인으로 작용했다. 제품을 직접 살펴볼 수 없는 똑같은 조건에서 기업 브랜드가 제품 신뢰도로 연결된 영향도 있었다.

중견·중소기업들에게도 브랜드는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 중 하나다. 다만 그 브랜드는 특정 제품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다. 위니아딤채 김치냉장고, 쿠쿠 밥솥, 신일 선풍기 등이 그 예다. 최근 이들은 제품군을 확장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거나 틈새가전을 찾아 새로운 수요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위니아딤채는 김치냉장고에 집중돼있던 판매 비중을 완화하기 위해 본래 ‘종합가전’ 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형가전 트렌드인 프리미엄 라인을 만들고 올해 에어컨·얼음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한 이유도 이와 연관 있다. 올해 1분기 가동된 태국 공장에서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을 생산해 내수에 집중돼있던 판매 비중도 해외로 넓힐 예정이다.

쿠쿠전자나 신일전자, 위닉스 등은 틈새가전을 노리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쿠쿠와 신일은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반려동물 가전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각각 ‘넬로’와 ‘퍼비’라는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를 만들어 관련 제품을 출시 중이다. 3~4년 전 제습기로 유명해진 위닉스는 공기청정기와 건조기를 출시 중이다. 특히 건조기는 대기업들과 경쟁을 피해 10kg 이하 중소형 건조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모습은 긍정적이다. 다만 이들이 ‘브랜드’로서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선 우후죽순 제품을 늘리는 정도에 그쳐선 안 된다. 각 제품 성능은 물론 기존 제품들이 제공하지 못한 차별화된 기능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즉, 제품에 기술력과 참신함을 더해 전문기업으로 자리잡는 것이 성공적인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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