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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영상통신 기술이 이끈 대박’ 하이퍼커넥트

이대호
넘쳐나는 정보 속 쉬이 지나칠 수 있는 기술 이슈를 재조명합니다. 뛰어난 기술과 함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정보기술(IT) 현안을 분석하고 다시 곱씹어볼 만한 읽을거리도 제공합니다. 기술과 세상이 만나는 지점을 따스한 시각으로 ‘클로즈업’하는 연중 기획을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하이퍼커넥트(대표 안상일)는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유명한 기업이다. 이 회사가 만든 ‘아자르(Azar)’라는 영상 메신저가 크게 성공했다. 출시 초기 중동 지역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졌다.

2019년 회사 매출은 1689억원. 전년 1045억원 대비해 가파른 성장세다.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전체 매출의 95%가 국외에서 발생하고 있어 업계 대표적인 글로벌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임직원 300여명의 스타트업이 일궈낸 성과다. 2020년 1월, 전 세계 구글플레이 비(非)게임 매출 부문에 아자르가 6위(센서타워 조사)에 오르는 등 올해 들어서도 인기가 여전하다.

2014년 설립된 하이퍼커넥트는 당시 웹에서 주로 사용되던 실시간 영상 커뮤니케이션 기술 ‘WebRTC’를 모바일에서 최초로 상용화한 서비스를 내놨다. 앞서 언급한 ‘아자르’다. 회사 측은 “손바닥 위의 지구촌”을 구현했다고 말한다. 아자르는 현재 전 세계 230개국 19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출시 이후 5년 만에 전 세계 4억 다운로드를 달성, 이제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불러도 손색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언제 어디서나 영상으로 연결한다 ‘하이퍼 RTC’

아자르는 웹브라우저용으로 개발된 WebRTC 기술을 모바일에서 선도적으로 활용한 서비스다. 모바일에 최적화, 고도화한 하이퍼 RTC 기술을 통해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저개발국가나 저사양 휴대폰 등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영상 통화를 제공한 것이 아자르의 주된 성공 요인이다.

P2P 방식 통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능 및 네트워크 대역폭 문제를 해결하면서 서버 개입 없이도 연결 가능한 그룹 영상통화 기술(최대 8개 모바일 기기), 고화질 및 낮은 지연시간의 양방향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했다.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 앱을 통해 하루 최대 8500만건 이상의 WebRTC 통화를 안정적으로 제공 중이다. 2019년에만 230억건에 달하는 영상통화를 처리했다. 2017년 한해 페이스북 메신저 영상통화 건수가 170억건이라는 통계를 고려하면 놀랄만한 처리량이다.

◆이미지·음성 인식 기술도 성공 뒷받침

하이퍼커넥트는 2017년 2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능을 아자르에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 없이도 사용자 기기에서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통해 AI를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통해 카메라로 들어오는 영상 속 인물과 배경을 실시간으로 분리해내고 얼굴을 인식해 증강현실(AR) 그래픽을 입히는 등의 기능이 가능해졌다. 얼굴에 3D 마스크를 씌우는 것뿐 아니라 기존 배경을 지우고 새로운 3차원 배경을 입히는 것도 가능하다.

회사는 음성인식 분야 CVPR(Computer Vision Pattern Recognition, 컴퓨터 비전 패턴 인식 학회)에서 개최한 ‘2018 저전력 이미지 인식 챌린지(LPIRC)’에서 퀄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음성언어처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 학회 '인터스피치(INTERSPEECH) 2019'에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유수 기업과 함께 ‘음성인식 분야 AI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아자르는 화자 음성을 인식해 번역 자막을 제공한다. 비(非)지인 간 세계인 대상의 서비스에선 업계 최초 사례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구글이 클라우드 머신러닝 스피치 API를 출시할 무렵, 개발 초기 단계부터 파트너로 참여한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2016년 10월 아자르 내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을 도입했다.

◆연이은 성공 사례 ‘하쿠나 라이브’

하이퍼커넥트의 자회사 무브패스트컴퍼니도 성공 사례를 일궜다. 이 회사가 서비스 중인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하쿠나 라이브(Hakuna Live)’가 2020년 1월, 한국 엔터테인먼트 앱 매출 1위에 올랐다. 2019년 론칭 첫해 매출 100억원 돌파, 올해 3월엔 100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하쿠라 라이브는 양방향 소통 기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대 4명이 동시에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멀티 게스트모드’ 기능을 통해 하쿠나 라이브에서는 영상을 통해 참여자와 진행자가 소통할 수 있다. 게스트도 직접 영상에 참여할 수 있어 자기 표현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Z세대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회사 분석이다.

이 서비스에도 하이퍼 RTC 기술이 접목돼 있다. 분할된 화면에서 4개의 방송을 동시 진행해도 끊김과 지연이 없는 안정적인 방송 환경을 구현했다. 서비스 내에선 소소한 일상 공유부터 고민 상담, 퀴즈쇼, 랩 배틀, 캐주얼 게임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하쿠나 라이브는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인도, 동남아, 중동, 터키 등에서 서비스 중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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