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적에서 친구로?"…화웨이, '삼성 이미지센서' 채용 가능성↑

김도현
- 화웨이, 삼성 1억800만화소 이미지센서 탑재 검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을까. 스마트폰 경쟁사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손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상은 이미지센서로, 양사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분야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하반기 출시예정인 ‘메이트40’ 시리즈에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탑재를 검토 중이다. 고려 대상은 1억800만화소 제품이다. 그동안 화웨이는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사용해왔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다. 사람이 눈으로 본 빛을 뇌로 전달하는 것과 같다. 스마트폰, 차량, 의료,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강조되면서,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에 따르면 지난해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매출기준) 1위는 소니(49.1%)다. 2위는 삼성전자(17.9%)와 격차가 크다. 소니는 화웨이와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화소 경쟁은 점유율과 정반대다. 소니는 6400만화소 제품 개발을 마친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억800만화소의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출시했다. 업계 최초 1억화소 돌파다. 같은 해 12월에는 1억4400만화소 제품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와 LG전자 등에 이미지센서를 공급, 고객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샤오미는 처음으로 1억800만화소 제품을 활용했고, LG전자는 ‘벨벳’에 삼성전자 4800만화소 이미지센서를 탑재했다.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기술력이 향상되자, 화웨이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화웨이 입장에서도 ‘솔벤더(독점공급사)’ 체제보다는 멀티 벤더 구축이 원가절감에 유리하다. 삼성전자가 진입하면 소니와의 가격 협상이 가능해지는 덕분이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공장 풀가동에도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거래할 경우 공급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화소수가 사진 품질의 전부를 결정하지 않지만,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성능이 올라온 건 사실”이라며 “화웨이도 미·중 무역분쟁 변수가 있고, 고화소 이미지센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품을 고려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화웨이와 삼성은 스마트폰 경쟁사지만, 디스플레이 등을 거래하기도 한다”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달리 이미지센서는 공유 가능한 만큼, 양사 간 계약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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