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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젯 프린터를 찾는 사람이 다시 증가하는 이유는?

이안나
- 유지비용 낮추는 탱크타입 잉크젯 확산으로 점유율 증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온라인 수업 장기화로 가정용 프린터(복합기 포함) 판매가 이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잉크젯 방식보다 초기비용이 적게 드는 레이저 프린터가 더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 잉크젯 프린터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탱크타입 잉크젯이 떠오르며 유지비용을 훨씬 낮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일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프린터 시장 규모는 164만2000대로 전년(165만8000대) 대비 1% 가량 축소됐다.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가 출력물을 대신하면서 전체 시장은 감소 추세다.

다만 인쇄 방식에 따른 제품 점유율에 있어선 상황이 다르다. 레이저 프린터는 줄어드는 반면 잉크젯 프린터는 조금씩 늘고 있다. 2017~2019년 국내 점유율을 살펴본 결과 레이저프린터는 56.2%, 54.5%, 54%를 기록했고, 잉크젯 프린터는 43.8%, 45.5%, 46%를 차지했다.

과거 2015년을 기점으로 레이저 프린터가 잉크젯 프린터를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레이저 프린터는 토너 외 다른 부품들도 교체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초기비용 부담을 낮춘게 큰 장점이 됐다. 잉크젯에 비해 빠른 출력도 특징이어서 사무실 등 기업용 제품으로 많이 쓰였다. 동시에 소비자용 시장에선 디지털 혁신 민감도가 더 컸다.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프린터를 찾는 사람이 줄었다. 잉크젯 프린터 감소세가 빠르게 나타난 이유다.

이런 분위기를 바꾼건 탱크타입(무한잉크)이다. 잉크가 다 떨어지면 카트리지를 바꾸지 않고 정품 잉크만 충전하는 방식이다. 제품 가격은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높지만 유지비용을 대폭 낮춘다. 카트리지 교체 비용을 아끼기 위해 비정품 카트리지를 쓰다가 잔고장이 생기는 문제도 덜었다. 탱크타입 잉크젯 프린터를 주로 출시하는 업체는 대표적으로 한국엡손, 브라더, 캐논, 삼성 등이다.

엡손 관계자는 “월 3000페이지를 5년 동안 출력 시 레이저 프린터는 색상별로 10개씩 총 40개 토너가 필요하지만 엡손 제품(WF-C878R)은 기본 제공되는 4개 잉크팩만으로 충분하다”며 “장당 출력 비용은 컬러 레이저 복사기 약 1/5 수준으로 기존 레이저 복사기를 사용할 때 보다 최대 80%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은애 한국IDC 연구원은 “기존 홈프린팅 수요 제약 요건 중 하나가 출력비용이 비싸다는 점이었는데 탱크타입 잉크젯 프린터가 등장한 이후 유지비용이 훨씬 낮아졌다”며 “잉크젯 안에서 카트리지와 탱크타입 비율이 2017년만 해도 6:4였지만 이후 5:5가 됐고 이제는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잉크젯 프린터는 느리고, 레이저는 빠르다는 인식과 달리 최근에는 잉크젯 프린터의 성능 향상으로 1분에 최대 100장까지 출력 가능한 고속 프린터들도 출시됐다. 여기에 최근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레이저 프린터가 전류를 이용해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보니 전력 소모량이 잉크젯보다 크다. 잉크젯의 빠른 출력 속도와 에너지효율 면에서의 특징도 부각되고 있다.

다만 탱크타입 방식으로 잉크젯 프린터 점유율이 증가한다해도 레이저 프린터를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프린터업계 관계자는 “잉크젯 점유율이 높아져도 레이저 프린터 점유율을 추월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워낙 저가형 제품들도 많고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일부 저가형 레이저 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레이저 프린터는 기업 타깃으로, 잉크젯은 일반 소비자들이 대상”이라고 전망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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