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한상혁, 웨이브‧티빙 ‘공적책임’ 있다…OTT 경쟁력 방도 ‘협력’(종합)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최민지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사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최소규제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공적책임을 위한 사후규제를 시사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에 취임한 한상혁 후보가 두 번째 인사검증 무대에 섰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지난해 취임한 한상혁 방통위원장 연임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번 청문회는 변화하는 미디어 산업을 비롯해 통신‧ICT 정책 등을 검증해야 하는 자리다. 이에 한 위원장은 OTT 규제 방향을 밝히면서, 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 사업자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흥미디어 OTT, 최소규제 원칙 속 사후규제=이날 한 후보자는 OTT 시장에 대한 사후규제 원칙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한 위원장은 “OTT 사업자에 대해 최소규제 원칙을 적용할 것인가”를 묻는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질문에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사전규제를 완화하는 최소규제로 가야겠지만, OTT 사업자 역시 다른 지상파 방송사나 종합편성채널과 마찬가지로 공적 책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상 사후규제가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와 구글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이 공세를 벌이는 상황이다. 반면 웨이브 시즌 티빙 등 토종 OTT는 각자도생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승부하려면 정부의 규제 완화 및 진흥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한편, OTT 역시 공공성 의무를 함께 지도록 기존 제도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후보자는 당장 국내 OTT 사업자간 인수합병이나 기업결합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전 단계에서 충분한 콘텐츠 협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 후보자는 “국내 OTT 사업자는 넷플릭스와 달리 대규모 자본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쏟아붓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OTT 3사가 콘텐츠 제작 자금을 같이 펀딩하는 등 굳이 인수합병 전 단계라도 같이 협업할 수 있고, 또 그런 의지를 사업자들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중장기 미디어 정책 마련을 당부했다. 한 의원은 “OTT 등장 이후 방송의 넓이가 넓어졌는데, 과거 이른바 ‘유튜브세’ 논의와 마찬가지로 OTT 사업자에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을 징수할 수 있냐”고 질의했다. 한상혁 후보자는 “현재는 어렵다”면서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떤 매체만 방발기금을 징수하는 불평등은 해소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완전 자급제 ‘신중’, 분리공시 ‘추진’=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한 후보자는 통신정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단통법이 소비자가 단말을 싸게 사는 기회를 막는다는 주장에 대해 들어봤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일정 부분 인정했다. 한 후보자는 “단통법 장단점이 있다. 실질적으로 이용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 부분적으로 동의한다”며 “건전한 경쟁 통해 단말 가격 인하 등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 국회 때 폐기된 ‘분리공시제’를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분리공시는 통신사 지원금뿐 아니라 제조사에서 지급하는 장려금을 구분해 공시하는 제도다.

다만,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후보자는 “판매점 존폐 및 소상공인 생존문제가 걸려 있려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당장 시행하기에는 수만에 달하는 유통점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넷플릭스 3625원 VS KBS 2500원=이와 함께 한상혁 위원장은 지상파 경영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40년간 정체된 수신료를 인상하고, 중간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지상파 재원문제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에 5기 방통위 최우선 과제로 지상파 중간광고와 수신료 인상 등 지상파 지원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은 “방송사 매출이 한국처럼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세계에서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근본적으로 재원구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재원문제를 해결해야만 양질 콘텐츠 생산하고 경쟁력 확보해 선순환 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야당은 반발했다. 허은아 의원(미래통합당)은 KBS와 넷플릭스를 비교하며 콘텐츠 가치를 지적했다.

허 의원은 ”KBS 수신료는 2500원, 넷플릭스는 3625원(1인당)이다. 훌륭한 콘텐츠와 상품이라면, 국민은 언제든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며 ”탈북자를 모욕하고, 검언유착 관련 확인되지 않은 오보를 냈다. 공정하지 않은 콘텐츠에 막말과 욕설을 듣기 위해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KBS 중요성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상파 방송은 양질 콘텐츠 제공하면서, 한류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재정상황이 어려워져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UHD’에 던진 뼈아픈 일갈=아울러,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접근하지 못한 지상파 현주소와 UHD 실패의 뼈아픈 지적이 이어졌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시청자는 종편과 지상파를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는 2.6%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 많은 돈을 UHD 전송투자에 투입해야 하느냐? 비용부담이 큰 지상파를 유지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상파 UHD 허가를) 다 취소시켜야 한다. 지상파 일반 직접 수신율도 낮은데, UHD를 한다고 지상파를 통해 보겠느냐”며 “결과적으로 레거시 미디어를 살리겠다는 것이 그들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이달말까지 지상파 UHD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망 구축과 편성 문제 중심으로 다뤄질 예정이며, 일부 투자를 연기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한 위원장은 미디어혁신위원회 설치 필요성에 공감했다. 여당은 미디어개혁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로서 미디어개혁위원회 신설을 지난 4월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현재 방통위와 과기정통부 문체부로 나눠진 구도의 한계를 타파하기 위해 법 제도 개정을 위한 일괄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한 위원장은 “방통위 설립 후 역할을 나누다 보니, 공백도 생기고 겹치는 부분도 있어 어려움 있다. 법개정이 가능하지 않다면, 부처간 협업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방송법 개정 이후 부분적인 개정은 있었지만 전면적 미디어환경 변화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다. 미디어혁신위원회 필요성에 공감하나 구체적인 방법은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는 게 먼저”라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