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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집순이 게임 유튜버, 잠뜰TV의 성공비결은 ‘끈기’

권하영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구독자들의 관심사나 요즘 유튜브의 트렌드를 고려하고 그 속에 어떻게 우리의 오리지널리티를 넣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합니다. 무엇보다 욕설이나 불필요한 자극은 끌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불편하지 않을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밖에서 노는 것보다 집에서 쉬는 것을 더 좋아하던 스무살 청년이 새로운 창작과 소통의 세계를 만났다. 마인크래프트 콘텐츠로 여러 이야기를 짓고 부수고 또 다듬는 유튜버가 된 지 벌써 7년차. 초등학생들이 사랑하는 ‘초통령’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이제 이 수식어로는 뭔가 부족하다. 늘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고민하는 크리에이터, CJ ENM 다이아티비 파트너인 잠뜰TV(본명 박슬기)를 만났다.

‘잠뜰’이라는 닉네임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휴식인 ‘잠’과 지인들이 그를 부르는 애칭인 ‘뜰’을 합친 단어다. 별명에서 벌써 알 수 있듯이 그는 집에서 편안하게 쉬고 자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천생 ‘집순이’다. 흔히 집돌이 집순이에게는 어딘가 소심하고 수동적일 것 같다는 편견이 따라붙기도 하지만, 잠뜰은 그의 집순이 성향이야말로 크리에이터가 된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스무살부터 유튜브에 뛰어들어 올해로 꼬박 7년차 유튜버가 된 잠뜰. 지금이야 유튜버가 하나의 대명사이자 직업이 된 지 오래지만 잠뜰이 처음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접했을 때만 해도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잠뜰은 해외에서 유행하던 유튜브를 눈여겨 보았고, 곧 한국에서도 여러 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크리에이터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그중에서도 잠뜰이 제일 좋아했던 콘텐츠는 바로 게임 방송. 나중에 그가 마인크래프트 게임 크리에이터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마인크래프트는 다양한 블록을 놓고 부수면서 여러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게임이다. 잠뜰은 여기에 미니게임, 상황극, 토크쇼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얹었다. 잠뜰에게 마인크래프트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하나의 ‘스튜디오’다.


물론 게임 크리에이터라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잠뜰은 비슷한 콘텐츠의 다른 크리에이터들과의 차별점으로 ‘꾸준함’을 꼽았다. 하루에 잘 만들어진 영상 한편을 빠지지 않고 업로드하는 게 그의 원칙. 또 영화나 드라마처럼 긴 호흡으로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장기 상황극 콘텐츠도 제작해오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우직한 고민과 끈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7년여간 잠뜰이 업로드한 영상 콘텐츠 수는 무려 2385개. ‘하루에 한편씩’ 원칙이 거의 딱 떨어맞아지는 숫자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는 구독자 수 191만명을 확보한 인기 유튜버가 됐다.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 특성상 초등학생들의 사랑도 넘치게 받고 있다. 잠뜰은 10대 친구들의 관심사를 고려하면서 그 속에서 어떻게 오리지널리티를 넣을까 많은 고민을 한다고.

잠뜰에겐 단순히 인기 유튜버나 초통령보다 ‘크리에이터’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듯하다. 장래희망으로 유튜버를 꼽는 어린 친구들에게도 책을 읽거나 다양한 경험을 쌓아 창의력을 기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잠뜰의 목표 역시 콘텐츠로부터 다양한 가지를 뻗어 새 비즈니스를 키우는 것. 훗날 유튜브 밖의 또 다른 세상에서 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다음은 잠뜰과의 인터뷰 내용.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잠뜰’이란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요?

A. 안녕하세요,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 '잠뜰'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슬기입니다. 편안한 곳, 특히 집에서 쉬는 것을 밖에서 노는 것보다 좋아하는 성격이라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잠을 자는 것인데요. 가장 좋아하는 휴식의 형태인 ‘잠’이라는 단어와 지인들이 슬기라는 본명 대신 짧게 줄여 부를 때 사용하는 ‘뜰’이라는 글자를 합쳐 닉네임을 짓게 되었습니다.

Q. 인플루언서가 된 계기가 있다면?

A. 중학생 무렵 제가 유튜브라는 플랫폼 처음 접했을 때 해외에서는 이미 엄청난 유행과 함께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인터넷 방송과 함께 다양한 카테고리의 크리에이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관심이 있던 것은 게임 방송이었습니다. 자주 보던 몇몇 방송에 시청자로서 참여도 해보고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놀며 자연스럽게 방송을 하다보니 이 일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되어 본격적인 준비와 함께 저의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당시 함께 시작했던 친구들은 대부분 아직까지도 크리에이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화면 밖의 잠뜰이 궁금합니다.

A. 요즘 흔히 말하는 천생 집순이. 오히려 저의 이런 점이 게임 크리에이터를 하는 데에 큰 일조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소개해주세요.

A. 저와 가장 오래 함께 했고 저만큼 잠뜰 TV를 사랑하며 마인크래프트로 혼자 몇 백개 넘는 콘텐츠를 만들어 온 우재님, 잠뜰 TV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시청자분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스토리 콘텐츠들을 탄생시킨 작가 또니님과 명수님 등 팬분들 사이에서는 이미 ‘요정’이라는 애칭까지 존재하는 잠뜰 유튜브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진정한 원동력이자 소중한 친구들.

Q. 주로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소재로 콘텐츠를 만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본인이 생각하는 마인크래프트의 매력을 꼽자면

A. 마인크래프트는 크리에이터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게임입니다. 크리에이터, 즉 창의력으로 무언가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작업 툴 혹은 스튜디오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니게임, 스토리 상황극, 토크쇼 등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시청자들에게 매일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마인크래프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Q. 같은 콘텐츠의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차별점은요?

A. 하루에 잘 만들어진 영상 꼭 한 편씩, 빠지지 않고 꾸준한 데일리 업로드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한 ‘뜰빛 탐정’이라는 콘텐츠를 시작으로 시청자들이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몰입하여 볼 수 있는 장기 상황극 콘텐츠를 제작해오고 있으며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크루 친구들과 콘텐츠 내에서 보여주는 케미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영상을 주로 시청하는 연령대 친구들의 관심사나 요즘 유튜브의 트렌드 등을 고려하고 그 속에 어떻게 우리의 오리지널리티를 넣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합니다. 무엇보다 욕을 사용한다거나 불필요한 어그로를 끌지 않는데, 이는 누군가에게 불편하지 않을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유독 10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비결이 무엇인가요?

A. 10대 친구들은 취향 저격 콘텐츠를 디지털에서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그런 니즈를 게임 콘텐츠, 특히 마인크래프트로 만든 콘텐츠들이 충족시켜주면서 10대 친구들 사이에서 영상을 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하는 것이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Q. 초등생 장래희망 1위가 유튜버라고 하죠.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게임 크리에이터라고 게임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책을 읽거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이 직업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느 직업과 마찬가지로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가졌을 때 겪어야 하는 단점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해보기를 바랍니다.

Q. 슬럼프는 없었나요?

A. 원하는 것,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지만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콘텐츠를 창작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행히 곁에 요정 친구들, 함께 하는 크루 친구들이 있기에 혼자 작업하는 것 보다 슬럼프가 빈번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 받으면 잡니다.

Q. 가끔은 ‘초통령’이라는 수식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을 것 같아요.

A. 네. 저희의 콘텐츠가 본인의 취향이어서 많이 시청하고 사랑해 주시는 분들 중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10대 친구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초등학생이라고 다 보는 것도 아니고 또 초등학생이 아닌 연령층에도 많은 팬들이 있기 때문에 초통령이라는 수식어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Q. 방송 외 시간대나 자리에서도 구독자들과 소통을 이어가나요?

A.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정말 좋은 것이 언제든 팬분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시청자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이 마음에 들면 제가 직접 하트 이모티콘을 눌러 관심을 표한다거나 답글을 달아 소통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 커뮤니티 탭에 SNS처럼 포스팅하여 녹화 중 찍은 사진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공유하고 있어요.

Q. 본인이 그리는 유튜버로서의 미래가 있다면?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A. 크리에이터들이 어느 순간 콘텐츠와 다른 목표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은 콘텐츠에 대한 열정이 많이 있고 그 콘텐츠에서 파생된 비즈니스들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이 방영되고 또 그 영상의 주제가 책이 되는 마법을 보아왔는데요. 언젠가 저희만의 캐릭터와 스토리로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꿈 꿔 봅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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