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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반대에 제동걸린 NHN 김해 데이터센터, “아직 대체지 찾고있지 않지만···”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네이버는 지난해 경기도 용인시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키로 했으나 예상치 못한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사업을 백지화하고 새 사업지를 물색했다. 새 위치를 찾는 네이버에 96개 지자체가 러브콜을 보냈고 세종시가 최종 낙점됐다.

‘혐오시설’ 취급을 받으며 설립이 무산된 시설을 다른 지역에서는 모셔가려 하는, 다소 이상한 상황이 연출됐다. 용인 데이터센터 설립 취소 이후 “전자파 괴담이 네이버를 물리쳤다”, “시가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했다”는 등의 뒷말이 무성했다.

지난해 이슈를 다시금 불러오는 것은, 이와 같은 일이 올해도 되풀이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경상남도 김해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발표한 NHN의 이야기다.

NHN은 지난 6월 김해에 제2 데이터센터 ‘TCC2(토스트 클라우드 센터2)’ 건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판교의 제1 센터보다 4배 이상 큰 시설이다. 5000억원을 들여 데이터센터와 함께 연구개발(R&D) 시설을 건립해 500명 이상의 지역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해시와 시민들은 수도권에 집중된 디지털 핵심 인프라를 유치를 반기는 모양새다. NHN의 발표 이후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부지의 아파트 가격도 올랐다. 시장은 데이터센터 설립을 ‘호재’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역 환경단체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과 정의당 김해지역위원회가 NHN 데이터센터 설립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데이터센터의 전자파가 유해할 수 있다 ▲서버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가 도시의 열섬현상을 초래할 것 ▲데이터센터 채용 효과 미미 등을 지적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NHN은 “데이터센터는 녹색설계 기준에 의해 관리되는 시설이다. 환경단체에서 제기한 전자파와 열섬현상 등의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다”며 “김해 NHN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0.16mG(밀리가우스) 수준으로 예상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의 전자파가 19.79mG이며 가정집 평균 0.6mG와 비교해도 매우 경미한 값”이라고 해명했다.

또 “판교의 NHN 데이터센터는 정부에서 인증하는 에너지 위너상 수상, 2019 에너지 챔피언 우수사업장 선정 등 고효율 친환경 설비 시설”이라며 “공조장치에서 발생하는 열은 주변 5~10m 이내에서 외부 공기와 희석돼 외부온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전했다.

이어서 “만약 데이터센터로 열섬현상이 발생한다면, 데이터센터 운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아 시설의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NHN은 지역 인재 채용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NHN은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500명의 지역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라며 “채용 인력은 데이터센터에만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설립되는 R&D센터 등에서 근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은 이미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일부 기업은 국내에 2개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폭증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 확장이 요구된다.

정보기술(IT) 업계관계자는 “새로운 시설이 들어올 때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것은 주민의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제기한 문제라는 것이 다소 황당하다”며 “데이터센터가 도시의 열섬현상을 초래하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데··· 이게 정상적인 문제 제기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는 “해외 기업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늘리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데, 정작 국내 기업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애먹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클라우드 도입이 늦었다. 코로나19로 시장이 급변하는 지금이 추격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에도 늦으면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HN은 지역 사회와 소통을 지속해 일정에 맞춰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비판이 지속될 경우 건립을 취소한 네이버와 같은 전례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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