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전자파 간섭 차폐(EMI) 실드 장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전기차 등 시장이 커진 덕분이다. 한미반도체과 제너셈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국내 장비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북미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 칩 업체 등이 EMI 실드 장비를 생산라인에서 늘릴 것을 협력사에 요청하는 추세다.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업체들이 해당 장비를 구매, 이를 활용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직접 장비를 도입하는 분위기다.
EMI 실드 장비는 전자기기의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다른 전자기기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공정을 수행한다. 쉽게 말해 전자파를 흡수, 안전하게 배출하는 통로를 만드는 작업이다. 스테인레스, 구리 등 초박막 금속을 증착하는 방식으로 차단한다. 공정 미세화로 회로선폭이 좁아지면서 필요성이 지속 증대되고 있다.
장비 타입은 크게 ‘스퍼터링’과 ‘스프레이’로 나뉜다. 스퍼터링은 낮은 진공도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가스들이 충돌해 막을 만드는 방식이다. 스프레이는 물질을 뿌리고 굽는 과정을 토해 막을 형성한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스프레이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고객사 요구 수준이 올라가면서 품질 면에서 우수한 스퍼터링이 대세다.
한미반도체가 시장점유율 1위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는 “올해 EMI 실드 장비에서만 1200억원대 수주가 예상된다”며 “덕분에 출시 4년 만에 세계 1위를 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 제너셈도 고객사 테스트를 거쳐,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제너셈은 EMI 실드 장비 수주량을 늘리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낼 계획이다.
향후 전망도 밝다. 과거 스마트폰, 통신 칩 등에 한정됐다면 전장용으로 확대됨에 따라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에 탑재되는 차량용 반도체 상승세와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에는 스마트폰보다 5~12배 이상 칩이 투입된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다른 분야 대비 높은 안정성을 요구, EMI 실드 장비가 필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장규모가 매우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점점 성장하고 있다. 그 폭이 가파른 편”이라며 “국내는 물론 대만, 중국 등 OSAT 업체의 요청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장비 수주량은 꾸준히 늘어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