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좋아하는 일 직업되면? 맨날 즐겁진 않더라”
[디지털데일리 김소영기자]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가 13일 구글 화상회의를 통해 열렸다.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이 행사는 ‘유튜브 스타트업’을 주제로, 특히 유튜브를 발판 삼아 사업을 키워가는 스타트업 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였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거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유튜버들의 '뒷광고'에 대한 얘기는 이날 대화에서 별도로 거론되지 않았다.
이 자리엔 스타트업 전문 콘텐츠 미디어 ‘EO’의 김태용 대표, 과학과 공학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긱블’의 박찬후 대표, 뷰티와 전시를 포함한 다양한 영상 경험을 제공하는 ‘킴닥스’의 김다은 대표가 참여했다.
유튜브에서 서로 다른 채널을 운영해온 이들 대표들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는 건 훨씬 더 다이나믹한 감정 안으로 뛰어드는 게 아닐까”라는 김태용 EO스튜디오 대표의 말에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 대표는 좋아하던 일이 직업이 됐을 때의 단점에 대해선 “맨날 하니까 사람이 맨날 즐겁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 “처음 1년은 생존의 어려움”...코로나19로 부가 수익원 막히기도
김태용 대표는 스타트업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선보이며,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24만6000여명을 달성한 크리에이터다. 김 대표는 “일단 처음 1년은 생존의 어려움, 그 다음부턴 사실 심리적인 것들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초창기 그는 남의 영상들을 편집하면서 돈을 벌었으며, 이후 외부 기관의 유튜브 채널 운영대행을하며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유튜브를 시작하고 1년 간은 저희 채널 광고 애드센스(구글 광고 프로그램) 수입이 20~30만원이었다”며 “최근 저희 채널은 (구독자 수가) 25만이 돼가는데 300만원 가까이 나오는 거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라고 자평했다. 그는 “네이티브 광고나 브랜드 콘텐츠 광고를 많이 해왔고 창업지원재단이 주요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적으로는 코로나가 터져서 잘 못하고 있는데, 영상에 나온 CEO를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강연회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채널 ‘긱블’을 운영하는 박찬후 대표도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으로서는 ‘데스밸리’라 불리는 3~4년 차에 자본이 소실 되는 부분이 있어서 내부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하며 이겨냈다”며 “지금은 비즈니스모델을 안정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긱블의 비즈니스 모델은 ▲오리지널 수익 ▲ 브랜디드 수익 ▲ 부가 서비스 수익 부분으로 나뉜다. 그는 이 세 부분이 1대1대1을 이뤘을 때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이중 영상으로 선보였던 작품을 전시하거나, 오프라인 교육에 활용해 얻는 부가 서비스 수익이 올해 아쉬웠다. 박 대표는 “4월은 과학의 달이고 5월은 어린이달이라 행사를 많이 해왔는데, 코로나19 이슈로 올해는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 그럼에도 유튜브는 “내 인생의 동반자”
이날 유튜브를 기반으로 뷰티 크리에이터, 영상 감독으로써 활동하는 킴닥스 스튜디오의 김다은 대표 역시 “시련과 고난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흥미로운 건 여기저기 부딪치면서 프로젝트를 해나가는 과정에서도 유튜브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다은 대표는 “제게 유튜브는, 진부하고 오글거리지만 평생의 동반자”라고도 말했다.
김다은 대표는 킴닥스의 지향점이 ▲영상을 보는 것으로 얻는 경험 ▲만드는 것으로 얻는 경험 ▲영상을 통한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에 있다고 전했다. 작년 이맘때 개발을 시작해, 이번 하반기에 정식 론칭을 기대하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 안에도 이러한 기조가 담겼다.
김다은 대표는 해당 프로그램이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사용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을수 있도록 돕는 도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킴닥스가 꿈꾸는 새로운 문화 지향점과 잘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김 대표는 “하고 싶지 않은 일들, 힘든 일을 겪어내면서도 지향점을 향해 달려왔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세 대표 모두 범상치 않은 포부를 내놨다. 김태용 EO스튜디오 대표는 “아시아 기반으로 테크 크런치(TechCrunch) 같은 매체가 어디냐 하면 EO가 있다는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김다은 대표는 “문화예술에 한 획을 긋고 싶다는 당찬 꿈이 있다”며 “월트 디즈니처럼 킴닥스 스튜디오도 향후 10년 안에 많은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꿈과 영감,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찬후 대표는 “두 가지 관점에서 계획이 있다”며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 것, 시청의 경험을 참여의 경험으로 끌어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sor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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