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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줄인 디지털 스크린 제판기…집에서 ‘굿즈’ 제작해볼까

이안나
디지털스크린제판기로 인쇄한 여러 작품들
디지털스크린제판기로 인쇄한 여러 작품들
- 실크스크린 인쇄 장벽 낮춘 리소코리아 ‘마이스크린A4’ 살펴보니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최근 개인화 흐름을 타고 문구·생활용품 관련 ‘굿즈’ 상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핵심은 희소성이다. 수량은 줄이고 한정판·개인 맞춤형 등 소비자들에게 의미를 줄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끄는 셈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디지털 인쇄다. 전통적인 오프셋 인쇄 방식에 비해 장당 비용은 더 많이 들지만 인쇄용 판을 만드는 과정을 단순화시켜 시간을 절약, 소량 인쇄 효율성을 높인다.

리소코리아는 국내에서 생소한 디지털 스크린 제판기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기는 실크스크린 인쇄 제판의 번거로운 과정을 줄였다. 실크스크린은 실크와 같은 천을 이용해 스크린을 만들어 각종 재질에 찍어내는 판화기법이다. 리소코리아는 자신이 디자인한 그림을 수건·에코백·티셔츠 등 섬유(패브릭)에 담을 수 있는 기기를 만들었다.
전통적 스크린 인쇄방식에서 원하는 디자인이 담긴 판을 제작하려면 ‘디자인 도안→포지티브 필름 출력→프레임에 실크망사 견착→유제 도포→망 건조→실크망 노광(감광) 공정→망 물세척→건조→스크린망(인쇄판) 완성→인쇄’라는 9단계 과정을 거친다. 과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암실과 배수 시설도 갖춰야 했다. 디지털 스크린 제판기는 기존 9단계 과정을 4단계로 줄였다. 특히 감광과 세척·건조 등의 과정을 없애 공간 제한성을 크게 낮췄다.

‘마이스크린a4’는 실크스크린 인쇄 진입장벽을 낮춘 보급형 제품이다. 콤팩트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섬유 위에 A4사이즈 제판이 가능하다. 에코백이나 파우치·수건 등에 자신이 디자인한 그림을 담을 수 있다. 특별한 굿즈를 제작하고자 하는 기업과 수제용품을 판매하려는 공방·디자인 스튜디오들이 주요 고객이다. 판교에 위치한 리소코리아 본사에서 디지털 스크린 제판 과정과 섬유에 찍어내는 과정을 살펴봤다.

스크린 제판 과정은 모니터에 출력된 이미지를 프린터로 뽑는 일반 인쇄 방식과 동일했다. 용지 역할의 스크린마스터(실크망)을 프레임에 고정시킨 후 PC에서 직접 제작한 디자인을 띄워 인쇄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일반 A4용지를 뽑을 때처럼 2쪽·4쪽 등 모아찍기도 가능하다. 출력된 스크린마스터를 기기에 고정해 커버 스위치를 손으로 꾹 누르고 있으면 래쪽으로 넣은 프레임이 조금씩 위쪽으로 인쇄되면서 제판이 된다. 약 35초면 하나의 인쇄판이 만들어진다.
마이스크린A4를 이용해 도안된 디자인을 제판하는 과정
마이스크린A4를 이용해 도안된 디자인을 제판하는 과정
핵심 기술은 ‘리소 드라이 감열 제판 시스템’이다. 제판기 안에 탑재된 헤드가 뜨거운 열을 이용해 컴퓨터에서 전송된 디자인 그대로 스크린 마스터에 구멍을 뚫는다.

스크린마스터에 인쇄가 완료됐어도 유의깊게 보지 않으면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밝은 조명에 비춰보면 투명한 용지 안에 디자인이 흐릿하게 새겨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판이 완료된 프레임을 인쇄할 소재에 위치를 맞춰 세팅시키고 판에 잉크를 바른 뒤, 밀대(스퀴지)로 밀면 밑에 깔아뒀던 섬유에 결과가 나타난다.

자연건조보다는 열풍기(히팅건)을 권장하고 있다. 수성잉크로 찍어내 완전한 건조를 거치면 세탁을 해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디자인 도안→프레임에 스크린마스터 견착→PC에서 도안 전송해 스크린망(인쇄판) 제판→인쇄’의 단축된 과정으로 ‘나만의 굿즈’가 완성됐다.
제판된 스크린마스터에 잉크를 도포해 패브릭 위에 찍어내는 모습
제판된 스크린마스터에 잉크를 도포해 패브릭 위에 찍어내는 모습
사용자별 아이디어에 따라 레트로한 감성을 살린 단순 디자인부터 여러개 잉크를 사용해 화려한 색상을 담을 수도 있다. 방식은 섬유 위에 마스킹테이프를 붙이거나 파티션을 나눠 찍어내는 등 다양하다. 그라데이션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상업용 디지털 스크린 제판기 ‘고코프로’ 시리즈에선 해상도를 높이고 다양한 크기, 풀컬러 인쇄까지 가능해 고품질 상품 제작이 가능하다.

리소코리아 관계자는 “디지털 스크린 제판기는 사람들의 도안 작업 시간을 줄여줘 작업효율성과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상업용 모델의 경우 특수 전기처리를 추가하면 스테인레스(포크, 텀블러 등)에도 인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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