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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DID 상용화서비스 봇물… 표준화 어디쯤?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최근 국내 탈중앙화신원인증(DID) 연합체들이 상용화 서비스를 쏟아내는 가운데, 연합체 별로 다른 DID를 표준화하는 데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민간 연합체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함께 표준화 작업을 위한 ‘민‧관 합동 DID 협의체’를 구성한 상태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DID란 ‘Decentralized Identity’의 약자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기관 없이 자신의 신원을 증명하는 것을 뜻한다.

DID로 신원을 인증할 경우, 각각의 기관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신원을 증명하는 현 시스템보다 신원인증에 들이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으로 불린다. 또 모든 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므로 개인이 직접 정보 주권을 소유할 수 있다. 사용자의 기기에 정보를 저장한 후 필요한 정보만 제출하는 방식이다.

◆은행부터 편의점까지…사용처 많아진 DID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DID 연합체들은 자체 DID 기술을 각종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 DID 연합체는 ▲블록체인 기술기업 아이콘루프가 이끄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SK텔레콤이 주도하고 나머지 통신사가 합류한 ‘이니셜 DID 연합’ ▲블록체인 기술기업 코인플러그가 이끄는 ‘마이키핀 얼라이언스’ ▲보안기업 라온시큐어가 중심인 ‘DID 얼라이언스’ 등 4개다.

연합체에는 DID 기술을 공급하는 기술기업과 이를 자체 서비스에 적용하고자 하는 회원사가 포함돼있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를 구축한 아이콘루프는 최근 은행권에 인증 수단으로 DID 솔루션인 ‘마이아이디’를 공급했다. 최근 신한은행이 애플리케이션 쏠(SOL)에 마이아이디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아이콘루프의 마이아이디 기반 인증 서비스 '쯩'
아이콘루프의 마이아이디 기반 인증 서비스 '쯩'
SK텔레콤의 이니셜 DID 연합은 DID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전자증명 서비스 ‘이니셜’을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에 연동했다. 사용자 인증에 필수적인 개인 비밀번호나 증명서 등을 삼성전자 단말기에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함이다.

또한 코인플러그의 마이키핀 얼라이언스는 무인편의점 기업을 회원사로 끌어들인 뒤, 무인편의점 출입에 DID 솔루션인 마이키핀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했다. 편의점 측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본인인증 후 출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국내 DID 표준화는 아직 초기

각 연합체들이 다양한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일수록 중요해지는 건 기술 표준화 작업이다. 현재는 각 연합체 별 DID 솔루션이 다른 탓에 연합체에 회원사로 가입한 기업에만 DID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DID가 어느 서비스에나 적용될 수 있는 인증 수단으로 자리잡으려면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DID 연합체 관계자는 “지금은 연합체마다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걸 똑같은 플랫폼으로 일원화하지는 못하더라도 API를 연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함께 쓰이게끔 표준화할 순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마이아이디는 아이콘루프의 블록체인 플랫폼 ‘루프체인’을, 마이키핀은 코인플러그의 ‘메타디움’을 사용하는 등 연합체 별 사용하는 플랫폼이 다르다.

이에 지난 7월 정부 부처와 민간 기업이 함께 하는 ‘민‧관 합동 DID 협의체(이하 협의체)’가 구성됐다. 과기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며 민간에서는 DID 연합체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다만 협의체 활동은 아직 초기 단계다. 협의체 관계자는 “회의를 한 번 진행했는데,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과 정기적으로 만나 표준화를 추진하자는 것에는 뜻을 모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다음 회의가 열리지 않아 논의는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해외선 W3C 중심으로 표준화…LG CNS도 해외 표준화에 동참

한편 해외에선 국제 웹표준화 컨소시엄(W3C)을 중심으로 표준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W3C에는 여러 DID 기술 기업이 참여해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DID 표준을 수립 중이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선 LG CNS가 해외 DID 표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표준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LG CNS는 지난 5월 W3C를 주도하는 기업 에버님(Evernym)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DID 국제표준개발기구인 ‘트러스트 오버 아이피(ToIP)재단’ 운영위원회 멤버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ToIP 재단은 W3C 표준과 상호 호환이 가능한 DID 표준모델을 개발한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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