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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딜라이트닷넷 창간 11주년②] 언택트 바람타고 안방 OTT ‘대세’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는 예기치 않은 호재가 됐다. 국가적 셧다운이 잇따르면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게 된 사람들이 OTT 서비스에 몰리고 있기 때문.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OTT 산업은 계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수업과 업무 등으로 가정 내 영상 시청이 여전히 가족 단위의 거실 TV 셋톱에 머물렀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가정 내 구성원들의 시청행태가 다양해지며 코드커팅(유선방송 가입해지)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5.7% 증가한 523억달러(약 62조100억원)로, 사상 첫 60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이 같은 OTT 시장 규모가 2023년이면 728억달러(약 86조5446억원)로 2배 성장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 OT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경우 올해 2분기 총 유료 가입자 수 1억9295만명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국내만 놓고봐도 성장세가 무섭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4월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 수는 (안드로이드OS 기준)는 약 468만명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최근에는 국내 800만 가입자를 둔 KT IPTV 서비스와 제휴를 맺고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토종 OTT들도 시장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3사가 합작한 ‘웨이브’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서비스 1년째를 맞고 있다. 작년 100억원을 투자한 첫 오리지널 콘텐츠 ‘녹두전’의 국내 흥행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꼰대인턴’ ‘SF8’ 등을 성공시킨 바 있다. 올 하반기에는 영화·드라마 크로스오버, 종편 드라마, 한류 콘텐츠 등으로 보다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에 나선다.

티빙은 올 하반기 CJ ENM과 JTBC의 합작법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웨이브에 이어 제2의 통합 OTT가 출범하게 되면 국내 시장은 크게 웨이브와 티빙 진영으로 갈릴 전망이다. ‘tvN’ ‘엠넷’ 등 CJ 계열 콘텐츠 독점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온 티빙은 이달 들어 ‘티빙 익스클루시브’ 등 국내 미개봉 해외 영화 독점 서비스도 시작했다. CJ ENM과 JTBC는 각각 계열사를 통해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동제작에도 나서는 추세다.

KT ‘시즌’은 국내외 다수 플랫폼이 오리지널 전략을 추구하는 가운데서도 이른바 ‘콘텐츠 백화점’을 표방하며 지상파·종편·CJ 계열 콘텐츠를 여럿 선보이고 있다. 또한 기존 아이돌·예능 등 모바일에 적합한 10분 내외 분량의 숏폼 콘텐츠 위주로 틈새를 공략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약 8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타이틀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미드폼 콘텐츠를 비롯한 20여편의 오리지널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밖에 왓챠도 올해 7월 서비스명을 기존 ‘왓챠플레이’에서 ‘왓챠’로 개편하고 해외 진출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기존 콘텐츠 평가·추천 서비스였던 왓챠를 ‘왓챠피디아’로 바꾸고, OTT 플랫폼으로서 ‘왓챠’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카카오M’ 역시 OTT 시장에 진출하며 관심을 모은다. 이달 출시된 ‘카카오TV’는 아이돌·예능 기반 숏폼 오리지널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의 경우 글로벌 OTT 공룡들에 비해 자금력과 콘텐츠 경쟁력이 부족한 점은 숙제로 남아 있다. 올해에만 16조원의 콘텐츠 투자를 할 예정인 넷플릭스와 비교해 토종 OTT들은 규모의 경제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내 OTT 통합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SK텔레콤은 티빙에 웨이브와의 합병 러브콜을 보내 주목받기도 했다.

정부도 ‘K-OTT’ 활성화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코로나19 로 콘텐츠 제작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OTT 업체들을 지원하고, 커지는 한류 영향력을 발판으로 해외 OTT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지원사격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로 산재된 부처별 OTT 정책을 통합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 국무조정실이 참여하는 범부처 OTT 정책협의회를 꾸린 상태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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