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오픈넷 등 시민단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가 정보주체의 권리 보호보다 산업계의 이익을 우선한다고 22일 비판했다.
이번 시민단체의 비판은 지난 17일 비공개로 열린 시민단체와의 간담회 이후 나온 내용이다. 통합 출범된 개보위가 정부의 데이터 활용 사업에서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고삐를 죄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 시민단체 측 주장이다.
간담회에서 시민단체는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대비 개인정보 좁게 정의 ▲가명정보 처리 가이드라인 상 과학적 연구에 대한 구체적 해석 기준 미제공 ▲결합된 가명정보가 안전하게 활요되도록 하는 장치 미흡 ▲의료정보를 포함한 민감정보 활용의 법적 근거 부족 등을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개보위는 개인정보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모습을 보였다"며 "법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은 쟁점들에 대해서는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반면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내용은 계속 후퇴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윤종인 개보위원장은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토론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민사회는 언제든지 합리적인 토론을 환영하며 여러 쟁점에 대해 정보주체의 권리가 반영되는 방향으로 개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과도하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데이터 활용을 위해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 개정됐으며 입법취지인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계의 데이터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데이터3법 통과 이후 '가명정보의 산업적 활용'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산업계를 비롯해 학계, 법조계 등 대부분은 가명정보의 산업적 활용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바 있다. 다음 단계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서 '데이터 활용' 자체를 부정하는 방식의 비판은 논의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보호와 활용은 부딪힐 수밖에 없는 가치인 만큼 시민단체의 우려는 당연하다. 큰 변화가 있는 만큼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런 부분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시민단체의 순기능"이라며 "과열되지 않는 선에서 발전적인 논의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