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과거 티브로드가 대리점에 수수료체계를 불리하게 바꾸고 알뜰폰을 강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회사를 흡수합병한 SK브로드밴드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SK브로드밴드는 조만간 후속대응을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대리점법 및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5100만원을 부과했다. 브로드밴드노원방송(과거 티브로드 자회사)에도 시정명령을 내렸다.

SK브로드밴드에 합병되기 전인 2017년 2월 티브로드는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체계를 일방적으로 바꿨다. 이 수수료 변경안에 따르면 대리점은 고객유치 실적을 20% 늘려야 전년과 같은 수준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에 총 26개 대리점 중 20곳에서 전년대비 18억3700만원 수수료가 줄어들어 경영상 큰 피해를 입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수수료체계를 바꾸면 경영이 어려워진 4개 영업전문점이 폐점해야 함을 알면서도 본사 비용 절감을 위해 대리점에 지급하는 단가를 줄였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는 성능 문제로 팔리지 않은 알뜰폰 악성 재고를 떠넘기기 위해 2013~2014년 대리점 현장 직원들이 쓰는 업무용 단말기 535대를 자신의 알뜰폰으로 교체하게 했다. 현장 직원들이 다른 개인 핸드폰을 사용할 경우 알뜰폰 약정 기간 해지(총 194대) 시 위약금은 대리점이 부담하게 하는 등 손해를 입혔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는 2014년 8월 기존 대리점주가 보유한 디지털방송(30대)·초고속 인터넷서비스(35회선) 상품을 일방적으로 신규 대리점에 명의 변경시켜 서비스 약정기간(3년)까지 계속 보유하도록 강요했다. 신규 대리점들은 쓰지도 않는 상품에 대한 이용대금으로 총 1576만5000원을 지불해야 했다.

이에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에 행위금지명령과 통지명령 등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3억5100만원을 부과했다. 브로드밴드노원방송은 불이익제공 행위 관련 대리점이 1곳인 점을 고려해 시정명령만 부과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리점을 통해 영업활동이 이루어지는 유료방송시장에서 공급업자가 대리점에 행하는 각종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이와 관련해 “해당 건은 인수 전 티브로드에서 발생한 일로, 동일 사항에 대해 법원은 1심과 항소심에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공정위의 의결서를 수령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한 후 후속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