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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다 영상"…카메라 업계, 코로나19 활로 모색 '분주'

이안나
- 온라인 강의·브이로그 확산…영상 기능 강화한 카메라 수요 ↑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스마트폰 등장으로 시장이 축소된 카메라 업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 올초 일부 공장 휴업 등으로 물량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올림픽 특수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비대면 시대 영상 수요가 증가하며 카메라 업계는 영상 특화 제품으로 판매를 이어가며 활로를 모색 중이다.

2일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과 소니코리아, 니콘이미징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2분기엔 제품 판매 관점에서 전년 동기보다 위축된 분위기였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 효과로 3분기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회복되고 있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전 세계로 살펴봐도 올해 3~5월 렌즈교환식 카메라 출하량 감소 폭이 심했다. 통상 날씨가 풀리는 3월엔 전달 2월 대비 판매량이 10~20만대 정도 증가했는데 올해는 45만대에서 27만대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계에선 이를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공장이 휴업을 하거나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며 보다는 전체적인 물량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니콘의 경우 플래그십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출시 시기를 3월에서 5월로 연기한다는 공식 발표가 있었다. 올해 소니 카메라 신제품 4종은 모두 6월 이후 출시됐다. 이 기간 도쿄 올림픽 시즌에 맞춰 일부 제품들이 출시되기도 했지만 경기가 취소되면서 올림픽 특수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카메라 신제품 출시는 졸업시즌 등 특정 기간에 나오기도 했지만 최근 그러한 현상이 사라지고 시장 타이밍에 맞춰 적절한 라인업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전환됐다. 7월부터 상승세 조짐을 보이다 9월에 100만대를 다시 돌파하며 올해 기준 최고치 성장률을 보였다. 해외 부품 공장들이 조금씩 정상가동 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주요 신제품들이 출시됐다.

특히 올해 해외여행은 사라졌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에듀테크(교육+기술)나 크리에이터 시장 확대로 영상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 점이 수요를 이끌었다. 일선 학교·학원에서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고 웨비나가 확대돼 영상 촬영 장비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캐논의 경우 올해 캠코더 판매량이 전년대비 150% 증가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브이로그도 빠르게 확장했다.

카메라 업계가 올해 출시한 제품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초고화질(4K) 이상 영상 촬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8월 캐논이 출시한 EOS R5·R6를 시작으로 소니 알파7s3, 니콘 Z6Ⅱ·Z7Ⅱ 등 풀프레임 미러리스 제품군을 연이어 선보였다. 3~4년 만에 내놓은 후속 제품들이 영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시기와 잘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가 고성능 제품에 집중하는 건 코로나19뿐 아니라 스마트폰과의 차별성을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2010년 스마트폰 등장 이후 지난해까지 디지털카메라 시장규모는 약 10분의 1로 줄었다. 이에 플래그십 제품에 집중해 스마트폰으로 찍기 어려운 전문 사진·영상 수요를 공략 중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다. DSLR 못지 않은 품질에 크기를 작게 해 휴대성을 키웠다. 자동초점(AF)이나 손떨림 방지 등 최신 기술을 축적해 편리한 촬영으로 고품질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1인 미디어·브이로그 전용 제품으로도 출시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 비중은 70%에 육박하고 그 안에서도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한 미러리스 카메라의 비중은 40%에 이른다”며 "카메라 각 사별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테고리의 제품에 집중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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