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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SW역량 한곳에, 현대오토에버-엠엔소프트-오트론 합병

이상일

-글로벌 모빌리티 SW전문기업 탄생, 향후 경쟁력 확보 등 여부에 주목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과 합병을 통해 IT서비스 기업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그리고 현대오트론은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 합병 안건을 결의했다. 현대오토에버 등 3사는 오는 2021년 2월 25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내년 4월 1일(합병기일, 예정)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자동차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놓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각기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차 SW계열사 한곳에 모아=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그리고 현대오트론 각각 합병비율은 1 : 0.96 : 0.12로 책정됐다. 상장법인인 현대오토에버는 시가평가로 합병가액을 산정했으며, 비상장법인인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은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를 거쳐 관련 법령에 따른 본질가치로 합병가액을 산정했다.

합병비율에 따라 현대오토에버가 신주를 발행,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주식 1주 당 현대오토에버 주식 0.96주, 0.12주를 각각 교부하는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 진다. 아직 합병 법인의 공식 명칭은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오토에버가 2개사를 인수하는 형식이지만 사명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3사 합병은 현대자동차그룹 내 분산된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합,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과 시장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혁신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MECA(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로 대표되는 패러다임 대변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래차는 다양한 기술 간의 융복합과 연결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중요한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장 제어부품은 2000년만 해도 차량 1대 당 약 20여개가 적용됐지만, 현재는 다섯 배 많은 100개 이상이 적용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역시 미래차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2020년 1월 소프트웨어 전문조직 ‘카.소프트웨어 (Car.Software)’를 설립하고 그룹의 모든 차종에 적용될 운영체제를 비롯, 차량용 데이터 관리·처리, 머신러닝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다임러그룹은 2017년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엠비션(Mbition)’을 설립,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개발과 함께 응용 및 클라우드 S/W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을 중심으로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 노하우와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축적해 왔다.

내년 새로 설립될 합병법인은 소프트웨어 개발체계 통합과 개발주체 일원화에 따른 개발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차세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품질과 완성도를 크게 제고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특히 3사가 가진 강점 영역을 유기적으로 통합, 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차량용 소프트웨어 핵심기술 확보와 서비스 연결성 강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가 개발 중인 차세대 자동차는 차량 주행보조, 정밀지도 연계 내비게이션, 각종 커넥티드 및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등이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며 탑승자에게 최상의 편의와 안전을 제공한다.

또한 자동차용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 상품성 강화와 신속한 품질 개선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다.

차세대 자동차 구현을 위해서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술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합병법인은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자동차 기술이 조기에 현실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합병법인이 추진하게 될 사업 분야는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 수립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인프라 통합 ▲모빌리티 데이터 통합 운영 ▲소프트웨어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구축 등이다.

합병법인은 세계 톱티어(Top Tier) 수준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사로서의 입지를 조기에 구축하는 한편, 향후에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로보틱스, 스마트시티 등을 아우르는 미래 IT 비즈니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와의 협업을 과감히 추진하고, 전략적 인수합병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합병법인은 소프트웨어 R&D 역량 강화를 위해 ‘인재중심’ 경영을 최우선으로 추진한다.

◆향후 인수합병 추가 여지 남아=3사 합병으로 확보되는 소프트웨어 인력은 약 4000여명에 이른다. 전체인력은 현대오토에버가 3600여명, 앰엔소프트 600여명이며 현대오트론의 경우 400여명이지만 오트론의 반도체 인력은 현대모비스로 이동하고 SW개발인력만 합병법인으로 이동할 예정으로 인력 규모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대략 5000여명에 육박하는 인력 규모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면에선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 1조5718억원, 앰엔소프트가 2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현대오트론의 경우 반도체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만큼 SW부문 매출이 어느정도인지는 미지수다.

합병법인은 기존 연구인력에 대한 육성 지원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소프트웨어 전문사로서 확대된 규모와 업계 위상 등을 적극 활용, 외부 우수인재 영입에 적극 나선다.

아울러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유수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벤치마킹해 수평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조직문화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3사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합병법인 설립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미래 소프트웨어 리더십을 확보하고 디지털 중심의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오토에버는 2000년도에 설립됐으며, 전산 시스템 및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과 신기술 기반의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BASIC(Big Data·AI·Security·IoT·Cloud)’ 등 최신 기술이 집합된 ‘스마트X사업(모빌리티,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등)’으로 산업 현장 데이터 허브 서비스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1998년도에 설립,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커넥티비티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으며, 최근에는 자율주행용 정밀지도 구축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오트론은 2012년 설립된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문사로 소프트웨어 플랫폼 핵심 기술을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OTA 분야 등에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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