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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거세진 디지털 전환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선 IT서비스업계

이상일
디지털데일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IT서비스업체들의 위상과 서비스업의 변화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지 상/하에 걸쳐 분석한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디지털 전환의 물결은 IT서비스업체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바꿀까?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의 조기 발전과 데이터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검증단계를 넘어서 실제 기업의 체질과 서비스가 변화하기 위한 실제 투자와 상용화가 이어진다는 얘기다.

개념으로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산업으로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본격 개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기존 업종의 파괴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통신, 제조, 유통, 금융 등 다양한 업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융합시대를 맞아 고유의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타파하는 화학적인 체질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력으로 설정하고 있는 IT서비스업체들도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IT서비스업체들이 기업의 IT혁신을 위한 동반자인 동시에 ‘비즈니스 인에이블러’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지만 모두가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회사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충돌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다시 그룹의 시스템 운영과 인프라 운영에 특화된 대내 사업에 치중하는 사업모델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IT서비스 시장 측면에선 과거로 다시 회귀하는 모양새다. 이는 대외 사업을 확대하려 했던 시장의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결과다.

이미 하나금융그룹은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를 제창하고 나섰으며 KT는 텔레콤 회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SK텔레콤도 2021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인공지능(AI)빅테크 및 마케팅 컴퍼니로의 도약에 방점을 찍었다. 현대자동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나서면서 모빌리티 및 로봇 컴퍼니로의 도약을 추진 중이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최신 ICT기술을 비즈니스의 보조재가 아니라 주력으로 삼고 비즈니스 개발과 창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들의 변신은 본격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핵심사업과 프로덕트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AI가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했다. 핵심 사업부인 ‘MNO사업부’는 9개 마케팅 컴퍼니로 크게 재편했다. ▲모바일 ▲구독형상품 ▲혼합현실(MR)서비스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메시징 ▲인증 ▲스마트팩토리 ▲광고·데이터로 이뤄진다. 사업부 명칭만으로 보면 IT서비스업체와 다를 바 없다.

KT도 B2B 및 인공지능(AI), 디지털혁신(DX) 조직을 강화했다. 지난 11월 선보인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KT Enterprise)’에 걸맞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기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재편했다. 최근 KT는 이니텍과 금융권 디지털 전환(DX)을 위해 금융 채널계 대상 토탈 전자 금융 서비스인 '금융 채널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기업용 특화 서비스 론칭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SW를 위시한 인공지능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모두 인공지능을 자사 서비스와 제품에 융합시키기 위해 별도 조직을 꾸리고 확대하는 등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모두 SW와 인공지능 기술을 내재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IT서비스업체와 직접적으로 경쟁이 발생하는 부분이 생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SI 사업 등이다. 인프라 구축을 위하 장비를 구매하고 여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제공하는 기본적인 시스템 인프라 사업이 클라우드 시장의 확대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서비스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의 경우도 기업들이 자체 역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거나 인공지능 전문기업들과 직접 협력해 결과물을 창출해 내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IT서비스업체들도 자체 AI브랜드와 서비스를 갗춰 나가고 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와 사용성 및 활용성 측면에서 막대한 규모의 플랫폼을 통해 검증된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IT서비스업체들이 인프라 이상의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비즈니스 인에이블러로서의 IT서비스 위상 정립은 쉽지 않다. 때문에 IT서비스업체들은 산업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새로운 가치의 서비스 발굴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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