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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된 라이브커머스? 네이버·카카오가 이끄는 이유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너도나도 라이브커머스를 외치며 시장 선점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전통적인 유통업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실시간 스트리밍이라는 특성상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포털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 이들 또한 라이브커머스 사업에 대한 의지가 크다. 왜일까.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3년 내 최대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전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1.9%인 3조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2023년에는 8조원대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교보증권리서치는 이 시장이 2021년 2조8000억원에서 2023년 약 1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가늠했다.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미디어커머스다. 일방향으로 이뤄지는 이커머스나 TV 매체에 한정된 홈쇼핑과 달리, 판매자와 시청자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라이브커머스의 성장 잠재력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되겠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포털업계가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광고와 빅데이터 때문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창출되는 빅데이터를 상품추천 등에 활용함으로써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3월 네이버쇼핑 입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라이브커머스 툴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그해 7월 ‘쇼핑라이브’로 정식 출시했다. 쇼핑라이브는 서비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시청 4500만회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제는 TV홈쇼핑 업체들과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속속 쇼핑라이브에 입점하는 추세다.

네이버는 그러나 이에 대한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거래액의 3%대로 책정하고 있다. 플랫폼 수수료를 통한 수익보다는, 이를 통해 세분화된 쇼핑검색 데이터를 확보함과 동시에 입점사들과 거래액 규모가 커질수록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 확보와 함께 중소상공인 상생 지원을 위해 업계 대비 운영비용 수준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면서 “중소상공인이 네이버쇼핑을 통해 성장하고 매출이 향상되면 네이버도 광고 수익을 받게 되는 선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역시 네이버보다는 높지만 일반적인 TV홈쇼핑(30% 수준)보다는 낮은 10~20%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지난해 10월 정식 출시 이후 베타서비스 오픈 대비 거래액이 21배 급성장했고, 한 달만인 11월 기준 누적 시청 1000만회를 돌파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네이버TV’와 ‘카카오TV’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갖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라이브커머스가 양질의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예능과 라이브를 결합한 ‘예능형 쇼핑 라이브 콘텐츠를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 또한 카카오 또한 카카오커머스를 통해 별도 스튜디오와 운영팀을 갖추고 방송의 기획부터 촬영·송출까지 전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구독형 OTT가 아닌 광고 기반 OTT를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브커머스와의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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