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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유보신고제 첫발, 실리‧명분 챙긴 SKT 신규 요금제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이 처음으로 5G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았다. 유보신고제 시행 이후 첫 요금제로,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언택트 플랜’은 약정‧결합 없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로, 기존보다 30% 저렴한 점이 특징이다.

오는 15일 출시되는 SK텔레콤 언택트 플랜은 5G 요금제 3종 ▲월 6만2000원 데이터 완전 무제한 ‘5G언택트62’ ▲월 5만2000원 200GB 데이터+소진 후 5Mbps 속도제한 ‘5G언택트52’ ▲월 3만8000원 9GB+1Mbps 속도제한 ’5G언택트38’, LTE 요금제 3종 ▲월 4만8000원 100GB+5Mbps 속도제한 ‘LTE언택트48’ ▲월 3만5000원 5GB+1Mbps 속도제한 ‘LTE언택트35’ ▲월 2만2000원 1.8GB ‘LTE언택트22’로 구성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해당 요금제를 신고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유보신고제에 따라 이용자 이익 및 공정경쟁 저해 여부를 약 2주간 검토했다. 과기정통부는 온라인 가입자 대상 SK텔레콤 요금제는 최근 사회 전반의 비대면화 추세에 대응하고, 유통비용 절감분을 반영해 요금 인하를 한 측면을 높이 샀다. 과기정통부는 다양하고 저렴한 요금제 출시 활성화를 기대하며 SK텔레콤 신규 LTE‧5G 요금제를 수리한다고 13일 밝혔다.

당초 SK텔레콤이 과기정통부에 언택트 플랜 요금제를 신고했을 때 업계의 반응은 갈렸다. 요금경쟁이 촉발되고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과, 알뜰폰 시장 잠식 우려와 함께 25% 선택약정할인‧결합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없어 조삼모사라는 지적 등이 혼재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요금제를 검토하며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일반 5G 요금제 내 중‧소량 구간 신설을 약속받았다.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은 5G 알뜰폰 도매대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익배분방식(RS) 도매대가 요율을 조정하기로 협의했다. 앞서, 알뜰폰 업계는 SK텔레콤 온라인 요금제 출시와 관련해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한 바 있다. 기존 월 7만5000원 5G 요금제 기준 도매요율은 68%, 월 5만5000원 요금제의 경우 62%다. 각 요금제는 언택트 플랜에서 월 5만2000원 ‘5G언택트52’, 월 3만8000원 ’5G언택트38’에 해당된다. 이를 각각 63%, 60% 요율로 변경했다. 알뜰폰 사업자가 부담하는 도매대가 기준으로는 7.35%, 3.22%씩 낮아져 더 저렴한 5G 알뜰폰 요금제 출시를 기대하게 한다.

또한, SK텔레콤은 온라인 전용이 아닌 일반 요금제에서도 5G 중저가 요금을 내놓기로 했다. 3만~4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언택트 플랜에서는 약정‧결합할인을 받을 수 없지만, 일반 요금제에서는 가능하다. 25% 선택약정할인 등을 적용하면 소비자 혜택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단, 월 9GB부터 시작하는 5G 언택트 요금제보다 데이터 제공량은 하향 조정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 요금제 선택권을 늘리고 언택트 플랜 조삼모사 논란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언택트 플랜에 대해 약정이나 인터넷‧인터넷TV(IPTV) 결합 등을 원치 않는 1인 가구 등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5% 선택약정할인과 결합할인 혜택 등을 합하면 할인규모가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이제 소비자가 각자의 소비 행태에 맞춰 온라인 전용 또는 일반 요금제 중에서 5G 중저가 요금제를 고를 수 있게 된다.

동시에, SK텔레콤이 신고한 요금제는 변경 없이 그대로 반영됐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언택트 플랜은 정부에 최초 신고된 요금안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앞서, 과기정통부가 요금제를 살펴보는 도중 알뜰폰 시장 잠식 등을 고려해 반려되거나 일부 수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요금인가제 폐지에도 사업자 요금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유보신고제를 퇴색시키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요금안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유보신고제 의미를 지켰다. 아울러, 알뜰폰 시장과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은 마케팅 및 유통비용을 줄인 온라인 요금제를 통해 데이터 사용이 많은 20~30대 1인 가구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1위 사업자인 만큼 시장지배력 남용을 우려해 알뜰폰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않고 있어, 이 요금제를 통해 일부 알뜰폰 가입자를 흡수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언택트 플랜이 지난해 12월10일부터 시행된 유보신고제도 하에서 출시된 첫 요금제라는 점에서 향후 사업자간 요금경쟁이 본격화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지난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통신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는 요금제 출시에 대한 국회 차원 요구를 비롯해, 정부∙고객의 지속적인 요금 부담 완화 요구에 부응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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