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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역(逆) 프리미엄’…국내 비트코인 가격, 왜 해외보다 300만원 낮을까

박현영

테슬라 발 상승세가 시작됐던 8일 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거래소(바이낸스)보다 350만원 넘게 낮은 상황이 발생했다./출처=빗썸
테슬라 발 상승세가 시작됐던 8일 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거래소(바이낸스)보다 350만원 넘게 낮은 상황이 발생했다./출처=빗썸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테슬라가 1조 7000억원어치 비트코인(BTC)을 매수했다는 소식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인 가운데, 국내 비트코인(BTC) 가격이 해외보다 300만원 가량 낮은 역(逆) 프리미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9일 오전 11시 바이낸스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만 6217달러로, 한화 5158만원 수준이다. 반면 빗썸 기준 가격은 4885만원으로, 해외에 비해 273만원 가량 낮다. 5%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상승세가 시작된 8일 밤에는 350만원 넘게 차이나기도 했다.

◆국내 투자자, 해외보다 덜 사고 더 팔고…사던 사람마저 해외 거래소행

현재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해외에 비해 약할뿐더러, 매도세는 강하기 때문에 역 프리미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매수세를 담당할 국내 투자자들조차 해외 거래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유다.

국내 블록체인 마케팅업체 관계자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에 이어 테슬라까지 비트코인에 투자하면서 미국 투자자들이 강력한 매수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7년과 달리 지난 3년 간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많이 빠져나간 것도 원인”이라며 “상승장인 지금도 해외에서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많아, 김치 프리미엄이 아닌 역 프리미엄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해외 거래소에 비해 국내 거래소의 매도세가 강할 경우에도 역 프리미엄이 발생할 수 있다.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국내 거래소에 특히 많을 경우 그렇다. 현재는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물도 국내외 상관없이 늘고 있으나, 국내 거래소의 증가 폭이 더 크다.

매물 증가 여부는 거래소로 유입되는 비트코인의 양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입금한 투자자는 입금 후 매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8일 빗썸뿐 아니라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해외 대형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 유입 규모가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이 달랐다. 빗썸은 7일 294BTC에서 8일 3594BTC로 비트코인 유입량이 1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코인베이스는 7일 3845BTC에서 8일 1만 1460BTC로 3배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빗썸으로 유입된 비트코인 총량. 8일 크게 증가했다./출처=크립토퀀트
빗썸으로 유입된 비트코인 총량. 8일 크게 증가했다./출처=크립토퀀트
코인베이스로 유입된 비트코인 총량. 8일 크게 늘었지만 빗썸보단 증가 폭이 낮다./출처=크립토퀀트
코인베이스로 유입된 비트코인 총량. 8일 크게 늘었지만 빗썸보단 증가 폭이 낮다./출처=크립토퀀트

이에 더해 해외 거래소는 강력한 매수세가 뒷받침됐지만, 국내 거래소는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해외 거래소만큼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지 못했다.

◆미국 투자자, 거래소 접속 안 될만큼 매수세 활기

미국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는 블록체인 상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할 때는 미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다른 거래소에 비해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이 생기게 된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차트에 따르면 테슬라 소식이 전해진 8일 한 때 프리미엄은 452달러까지 올라갔다. 미국 투자자들이 원래 가격보다 452달러를 더 지불하면서도 비트코인을 매수하려 했다는 의미다. 다만 현재는 강력한 매수세가 식으면서 프리미엄도 떨어진 상태다.

미국 거래소 사이트도 매수세의 영향을 받았다. 테슬라 소식이 전해진 이후 코인베이스와 크라켄에서 사이트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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