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의 미국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재가동을 위한 작업이 한창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이다. 수주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S2’에 전력과 수도가 복구됐다. 다만 온도와 습도 조절, 불순물 제거 등이 진행되고 있어 정상 가동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당 공장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각)부터 멈춰섰다. 미국 전역을 덮친 한파와 폭설로 비상이 생겼다. 텍사스주 오스틴 지방정부는 난방 전력 확보 차원에서 지역 내 산업단지 전력을 일시적으로 끊기로 했다. 물이 얼면서 용수 조달 이슈도 발생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는 웨이퍼 세정 등을 위해 초순수가 대량 필요하다.
반도체는 미세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예민한 제품이다. 생산이 끊기면 미세공정, 클린룸 가동 등의 이유로 가공 중인 웨이퍼들을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설비 재가동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사전 조치로 초기 피해는 최소화했지만 셧다운 장기화로 타격이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 S2에서 발생한 매출은 3조9000억원이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의 약 30% 비중을 차지한다. 단순 계산하면 매일 107억원 손실을 보는 셈이다. 중단 15일째인 만큼 이미 16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 후속 작업에 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금액 규모는 더 커진다.
문제는 중단 기간이 계속되고 있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원 인력도 급파했지만 복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안으로는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오스틴 지역 제조업 협회 에드워드 랏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공장에 전력과 물, 가스 등은 확보했지만 재가동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조기 가동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과 다른 환경에서 공장이 생산을 재개하면 화재와 폭발 사고 등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신공장 설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부지 후보군으로 오스틴을 비롯해 애리조나, 뉴욕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들 지역에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