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때마다 등장하는 에너지 딜레마…‘친환경 비트코인’ 나올까?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등 유명인사가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모를 비판하면서 비트코인이 또 다시 ‘에너지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마다 늘 등장하는 논의다.
이에 따라 ‘친환경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에 전기 에너지 대신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또’ 에너지 딜레마…비트코인은 환경에 악영향을 줄까?
지난 9일(현지시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전기를 너무 많이 소모해 기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거래될 때마다 원장이 새로 작성되기 때문에 막대한 전기가 소비된다”며 “비트코인 거래 한 번에 300kg의 이산화탄소가 발행한다. 이는 비자카드를 한 번 긁는 것보다 75만배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채굴은 거래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비트코인 전기 사용량 인덱스(CBECI)에 따르면 연간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전력량은 전 세계 전력량의 0.51%를 차지한다. 아르헨티나의 연간 전력 사용량보다 많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비트코인의 전력 사용량을 국가와 비교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차라리 다른 화폐와 비교하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어떤 전기 쓰는지가 중요…‘친환경 비트코인’ 채굴 움직임 가속화
이처럼 비트코인의 전기 소모와 관련해 논의가 이어지자, CBECI를 선보인 케임브리지 팀은 “전력을 많이 소비한다고 해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는지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전력을 친환경으로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케임브리지 대안금융센터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전력의 40%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서 나온다. 또 전체 채굴자 중 76%는 사용 전력 중 일부를 친환경 에너지원에서 얻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채굴 업체들이다. 최근 가상자산 채굴 업체 아르고블록체인은 1억달러를 들여 텍사스에 비트코인 채굴 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텍사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가장 저렴하게 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존 기업, 기업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노르웨이의 2위 부호이자 기업가인 셸 잉게 뢰케(Kjell Inge Roekke)는 지난 8일(현지시간) 시티(Seetee)라는 기업을 세우고 비트코인 관련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시티의 목표 중 하나는 친환경적인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또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즈프롬도 상품화할 수 없는 천연가스를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비트코인에 투자한 기업도 가세했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설립한 결제 기업 스퀘어는 최근 비트코인 재생에너지 사업에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스퀘어는 회사 자산의 약 5%를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잭 도시 스퀘어 CEO는 “가상자산 업계도 결국 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해 ‘탄소 배출 감소’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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