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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삼성전자·네이버 따라갈까? 카카오 액면분할 효과 ‘촉각’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카카오가 5대1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액면가는 500원에서 100원으로 바뀐다. 소액주주들에게 문턱은 낮아졌지만 과연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체로 액면분할 이후 거래량은 늘었지만, 주가 향방은 두고봐야 한다는 게 증권업계 중론이다.

30일 카카오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다음달 15일 분할된 신주를 상장한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2일부터 사흘간 매매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 29일 제주도 본사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액면가를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카카오 발행주식 수는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만3100주로 늘어난다.

카카오는 이번 액면분할에 대해 “주당 주가를 낮춰 보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카카오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액면분할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액면분할을 하면 유통 주식수가 늘고, 전보다 주가가 낮아진 것처럼 보여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진다. 덕분에 거래가 활성화되고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카카오 주가는 49만원대로, 분할 후 주당 가격은 9~10만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 대형주들이 액면분할 실시 후 상당 기간 주가가 주춤했던 사례도 적지 않다.

네이버의 경우 2018년 10월 5대1 비율의 주식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70만원에 달하던 주가는 13만원대로 낮아져 거래가 크게 늘었으며, 액면분할 전후 한달을 비교하면 네이버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545억원에서 1155억원으로 곱절 늘었다. 그럼에도 실제 주가는 분할 한달 후 약 18% 떨어졌으며, 3개월차까지 8%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도 같은해 50대1 비율로 액면분할을 시행, 당시 250만원이 넘었던 주가가 5만원대로 낮아졌다. 마찬가지로 거래량은 크게 늘어나 분할 전후 한달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36.7% 증가했다. 반면 주가는 액면분할 당시 5만3000원에서 한달 후 5만1100원으로 3.5% 하락했고, 상당 기간 주춤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지난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액면분할을 실시한 상장사 29곳 중 19곳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실제 카카오도 지난달 25일 액면분할을 발표할 당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4.85% 급등했다가, 다음날 주가는 소폭 상승에 그쳐 기대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조정을 거쳐 주가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증권업계는 액면분할 효과 이전에 기업의 펀더멘털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카카오의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관련 주가가 수혜를 입으면서 37만원대로 오른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카오도 50만원대를 목전에 두고 비대면 특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계열사 상장 이슈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23%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최근 암호화폐 시장 수혜도 이어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평균 목표 주가는 26일 기준 56만7783원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57만원에서 59만원으로 상향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66만원까지 제시했다.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카카오의 시장전망치는 전년동기보다 각각 42.38%, 76.38% 증가한 매출 1조2364억원, 영업이익 1560억원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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