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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태운 카카오 vs. 우버 손잡은 티맵…모빌리티戰 점화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글로벌 플랫폼 공룡들을 우군으로 삼은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국내 차량호출 시장 1위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투자 유치 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세계 최대 차량공유 업체 우버와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사 ‘우티’가 공식 출범한 날이다. 후발주자를 견제하는 카카오와 맹추격하는 티맵의 모빌리티 대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주요 격전지는 역시 택시 시장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호출과 가맹택시 두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다. 택시호출 중개 플랫폼 ‘카카오T’는 전국 택시기사 23만명과 일반 가입자 2800만명이 이용하며,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한다.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가맹택시의 약 절반 이상 비중인 1만6000여대로, 올해에는 3만대까지 늘어 전국 택시 10대 중 1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대형 투자를 속속 유치하며 점유율 1위를 수성하기 위한 방어선을 제대로 구축했다. 이달 1일 카카오모빌리티가 구글로부터 유치한 전략적 투자 규모는 5000만달러(약 565억원)로, 구글은 모회사 카카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7%를 확보했다. 이는 단순 투자를 넘어 혈맹에 가까운 관계 형성이다. 이번 투자로 카카오모빌리티는 3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2월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 그룹으로부터도 2억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택시 중개업과 가맹 택시 사업에서의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하고, 주차장 관리 사업과 전기차 충전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를 단행한 구글이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를 자회사를 두고 있는 만큼, 유료 자율주행차 서비스 출시와 관련한 협업 가능성도 떠오른다. 양사는 일단 인공지능·클라우드·사물인터넷 등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에 구글 서비스를 더하는 등 신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티맵모빌리티도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 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같은 날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사로 공식 출범한 우티(UT LLC)는 최고경영자(CEO)에 톰 화이트 우버 한국 총괄을 내정하고 본격적인 사업 시동을 걸었다. 올해 중순 택시호출 중개 플랫폼 ‘티맵택시’와 가맹택시 ‘우버택시’를 통합한 새로운 서비스와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택시 수요·공급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탄력요금제나 승객·기사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에 약 5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이번 합작법인에도 약 1억달러(약 1147억원)를 투자해 지분 51%를 확보한 바 있다. 카카오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티맵택시의 경쟁력은 국내 내비게이션 앱 시장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국민 내비게이션’ 티맵과의 연동에 있다. 실제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으로부터 이전받은 티맵 지도 서비스를 우티에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티맵 기반 주차·광고·UBI(보험연계상품) 서비스, 다양한 운송수단을 구독형으로 할인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 사업도 청사진으로 내놓은 바 있다.

현재 두 사업자가 맞붙는 택시호출 시장은 카카오T의 점유율이 독보적인 만큼 우티 서비스가 나와도 단번에 판을 뒤집는 것이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모두 상당한 자금을 수혈한 상태인 만큼 얼마간 대대적인 프로모션 경쟁을 벌이지 않겠냐고 관측한다. 가맹택시 시장에서도 우티가 갈 길은 멀다. 우티가 확보한 가맹택시 수는 지난달 31일 기준 1200여대로, 카카오의 10분의1 수준이다. 다만 전국 25만대에 이르는 택시들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직 1만6000대를 확보한 정도로, 우티가 역전을 위해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가맹택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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