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가운데 LG 스마트폰 기반의 결제 서비스인 ‘LG페이’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페이는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에 밀려 사용자 수가 적긴 했지만 카드사 등 금융사와 협업은 물론 은행과의 협력을 통한 ATM 인출 등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하지만 LG페이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LG 스마트폰이 더 이상 출시되지 않을 경우 LG페이 역시 사실상 서비스 중단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페이 서비스가 중단되면 그동안 협력을 맺었던 금융사들도 시일을 두고 관련 서비스 중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LG페이는 2017년 6월 1일, 당시 LG의 전략 스마트폰인 G6의 펌웨어 업데이트와 함께 국내에서의 본격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후 신한카드, 롯데카드, 국민카드, BC카드, 현대카드, NH농협카드, 하나카드, 삼성카드 등과 협업해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또, 신한은행, IBK기업은행과 협력해 LG페이에 은행 계좌를 등록해 ATM에서 현금 입출금 및 이체를 할 수 있는 기능도 구현했다.
지난 1월에는 전자금융기업 티머니의 교통카드 기능 포함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제로페이 QR 결제를 지원하는 간편결제 플랫폼 ‘티머니 페이’에 LG페이 결제를 탑재하기도 하는 등 올해 들어서도 가맹점 및 협력사 확대를 진행해 왔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2019년 미국을 시작으로 LG페이의 글로벌화를 꾀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던 삼성페이에 비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LG페이가 제휴 카드사를 늘리고 LG페이 가맹점을 늘리는 등의 서비스 확대를 지속적으로 꾀해 왔지만 결국 결제서비스의 시장 확대가 LG 스마트폰의 보급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면서 LG전자의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던 LG페이 서비스도 서비스 지속 이유를 찾기 힘들어졌다. 일각에서는 플랫폼으로서의 미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하드웨어에 종속된 금융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활로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일각에서는 LG페이 플랫폼의 활용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가전에 결제 서비스가 탑재되는 생활금융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만큼 냉장고 등 디지털 가전에 결제 플랫폼으로서 LG페이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NFC의 황승익 대표는 “LG페이라는 플랫폼 자체는 매력적이다. 지불용도로만 사용되는 페이를 받는 용도로 사용하면 양방향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도 있다”며 “(LG페이의)관련 기술과 서비스, 플랫폼 등의 사업화 여지가 많은데 해당 플랫폼과 기술을 스타트업에 매각하거나 이전하는 등의 기회를 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그룹으로선 2006년 LG카드를 신한금융그룹에 매각한 이후 2019년 LG유플러스의 지급결제(PG)사업 부문을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매각한데 이어 이번 LG페이의 자연스러운 서비스 중단 수순으로 인해 금융 시장에서의 연결고리를 점차 줄여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