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각주구검(刻舟求劍)

윤상호
- 반도체 지원, 특혜 보다 국내 경제 유발 효과 관점서 접근해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각주구검(刻舟求劍). 춘추전국시대 고사다. 한 사람이 강을 건너다 강에 칼을 빠뜨렸다. 그는 칼을 빠뜨린 곳을 뱃전에 표시했다. 표시를 했으니 찾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서다. 배가 도착한 뒤 표시해 둔 자리 물에 들어가 칼을 찾았으나 칼은 없었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각국 정부의 러브콜이 밀려들고 있다. 반도체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물론 대부분 산업에서 필수재로 부상했다. 이 때문에 각종 혜택을 걸고 반도체 생태계를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양대 기업을 보유하고도 이런 논의에 소홀했다. 특히 ‘대기업 특혜’ 주장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배’, 칼은 ‘반도체 산업’, 칼을 빠뜨린 사람은 ‘우리나라’다. 특혜 운운은 사안의 일면만 바라본 시각이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목적이다. 조건이 좋은 쪽에 투자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투자재원은 마르지 않는 샘이 아니다. 해외에 공장을 지으면 지을수록 국내에 공장을 지을 여유는 사라진다. 일자리도 경제적 효과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국내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조건불문 국내 투자를 우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최대 품목이다. 전체 수출액 20% 가량을 차지한다. 이미 시스템반도체와 낸드플래시는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장기적 거시적 시각에서 기업에 대한 지원을 고려할 때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