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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IT업계만?...e커머스업계로 번진 IT개발자 확보 경쟁

이안나
- 업계 개발자 수요 높아 경쟁 치열…금전적 지원부터 교육·IT기기 지원까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게임·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시작된 개발자 채용 경쟁이 e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계로 확대되고 있다. 비대면 소비 확대로 사업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유통업 역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최신 기술 중요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수 인재들이 게임·IT업계로 몰리는 상황에서 유통업체들은 각종 유인책으로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다.

12일 e커머스 업계는 상품 판매를 위해 데이터 분석·활용이 중요해진 만큼 IT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품기획자(MD)들이 상품 발굴·구성에 집중한다면 개발자들은 PC·모바일 앱 내 큐레이션 등 판매율 높이는 방안을 연구한다.

쿠팡은 개발 인력 채용을 위해 e커머스 내 가장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한 업체로 꼽힌다. 2025년까지 5만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개발자 초봉을 6000만원으로 제시한 것. 여기 더해 급여 외 5000만원 가량을 ‘사이닝 보너스’로 지급해 주목 받았다. 쿠팡은 경기도 판교에 이어 최근 서울 강남 선릉에도 스마트오피스를 열었다. 개발자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개발자들의 경우 일명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라 불리는 대표 IT기업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우수 개발자를 주요 기업들에 뺏기지 않기 위해 유통업계 역시 각종 혜택을 제시해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서 수요가 워낙 높다 보니 개발자 구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서 연봉을 높게 책정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시하는데 집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SSG)닷컴은 최근 개발자 전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업계 경쟁이 치열한 만큼 내부 인력 유출을 막고 직원들에 동기부여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스톡옵션은 임직원이 자신의 회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에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영업이익 확대나 상장 등 성장성 있는 기업일수록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 임직원 이탈률이 줄어든다.

금전적 보상 외에 교육 기회 등을 유인책으로 내세우는 기업들도 있다. 외부에서 높은 비용을 들여 핵심 인력을 데려오기보다 내부에서 직접 개발자를 양성하는 목적도 담겨 있다.

연내 총 100여명의 개발자를 채용할 예정인 11번가는 올해 공개채용으로 입사한 신입 개발자 대상으로 하루 8시간씩 총 200시간 온라인 교육을 시행했다. e커머스 전문 개발자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분야별 프로그래밍 실무 교육이 주를 이룬다. 입사 뒤에도 학습이 이어지도록 개발자 역량 육성을 위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인이 외부 전문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연간 70만원 학습비도 지원한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인 티몬도 개발 경력자를 상시 채용 중이다. ▲빅데이터 분석 ▲추천 시스템 개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전 부문에 걸쳐 세자릿수 인력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원하는 IT 기기를 선택할 권한을 주고 원하는 날짜를 정해 월 2회 재택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천 채용 시 추천인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마켓컬리도 올해 100명 이상 개발자를 채용한다. e커머스 시장을 선도할 개발자 확보를 위해 직무 영역별 업계 최고 수준 처우와 더불어 스톡옵션 제도도 활발하게 운용할 계획이다. 기술 전문성을 꾸준히 학습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프린서플(Principal) 제도 운용으로 개발자 성장· 발전 기회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시장에선 MD가 상품을 구성하고 마케팅하는 비중이 높았던 반면 온라인에선 앱 내 큐레이션 및 연관 상품 제시, 상품 수요 예측 등 개발 영역도 중요하게 됐다”며 “각종 데이터로 접근하다 보니 기존 핵심인력인 MD는 물론 개발자에도 비중을 실으면서 골고루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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