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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 끝물, 대작 부재…국내서도 주춤한 넷플릭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가져온 넷플릭스가 국내에서도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가는 가운데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볼만한 대작까지 부재하면서, 이용자 감소에 직면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08만3501명으로, 전월 823만6288명보다 15만2787명 줄었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899만3785명으로 최고 기록을 세운 후 3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이는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1분기 넷플릭스 전세계 유료구독가구는 약 2억800만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구독자는 398만명이다. 4년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1분기 1576만명과 비교하면 4분의 1에 불과하다. 시장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보기관 팩트셋은 1분기 신규 구독자수를 620만명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올해 한국에 진출 예정인 디즈니 OTT 디즈니플러스 글로벌 유료가입자 수는 1억360만명으로, 870만명 순증했다. 1억9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던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코로나19 특수도 끝물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코로나19 전세계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지속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야외활동이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코로나19 여파로 제작이 지연되면서, 밖으로 나가는 고객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대작을 제 때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 아성을 위협하는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 경쟁 OTT가 대거 등장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글로벌뿐 아니라,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은 넷플릭스뿐 아니라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합작한 웨이브, CJ ENM 티빙, KT 시즌, 왓챠 등 토종 OTT가 넷플릭스 뒤를 쫓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넷플릭스 다음인 2위를 기록한 웨이브의 경우, 지난 1월 MAU는 371만3427만명이었으나 2월 331만명대로 감소했다가, 3월과 4월 두 달 연속 370만명에 육박하며 성장세를 되찾았다. 티빙은 1월 312만명, 2월 276만명, 3월 327만명, 4월 293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시장에 5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후, 국내 OTT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입하고, KT는 미디어 콘텐츠 강화를 위해 KT스튜디오지니를 분사한 후 2023년까지 4000억원 이상 투자를 약속했다. 티빙도 2023년까지 콘텐츠에 4000억원을 쏟는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OTT 한국진입도 본격화된다. 현재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OTT는 넷플릭스뿐이지만, 연내 디즈니 OTT ‘디즈니플러스’가 합류할 예정이다. 강력한 디즈니 지적재산권(IP)을 내세운 디즈니플러스는 마블 오리지널 시리즈 ‘완다 비전’ ‘더팔콘과 윈터솔저’를 최근 공개하며 가입자 수 확보에 나섰다. 국내에도 마블 팬층이 두터워, 디즈니플러스를 기다리는 고객수요가 상당하다. KT와 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 협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애플 OTT ‘애플TV플러스’도 올해 한국에 상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왕좌의게임’으로 알려진 HBO를 확보한 AT&T 콘텐츠 자회사 워너미디어는 디스커버리와 합병해 몸집을 키운다. 현재 AT&T는 OTT HBO맥스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다음달부터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위트홈과 같은 넷플릭스 효과를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가 부재하다. 넷플릭스에서 인기 있는 국내 콘텐츠는 웨이브, 티빙에서도 볼 수 있어 꼭 넷플릭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며 “국내 OTT는 지상파, CJ ENM, 종편 채널 등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어, 이용자는 평상시에 보는 프로그램을 지속해 보려는 경향이 있다. 넷플릭스 고객과 이용 속성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디즈니플러스가 하반기 통신사와 제휴해 국내 진출하게 되면,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마케팅이 강화될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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