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기업용 ‘가상자산 커스터디’ 본격화…서비스 잇단 출시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최근 기업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투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커스터디(수탁) 서비스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기업용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 규모가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3월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으로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이 제도권 내로 들어오면서 금융권도 관련 서비스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테슬라,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등 해외 기업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위메이드, NXC 등이 가상자산 투자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기업 단위로 투자할 경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때문에 금융권과 블록체인 기업도 이 같은 수요에 알맞은 서비스를 내놨다.
KB국민은행이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와 함께 설립한 한국디지털에셋(KODA)은 이달 초 기업용 커스터디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외부 해킹이나 보안키 분실 같은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다.
KODA의 첫 고객은 게임사 위메이드가 됐다. 앞서 위메이드는 이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1500억원 규모 가상자산을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체 발행 가상자산인 위믹스(WEMIX) 외에도 비트코인(BTC) 등 주요 가상자산에 투자했다는 것.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가상자산은 위메이드 사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양한 가상자산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위메이드에게 수탁 서비스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뿐 아니라 신한은행이 투자한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도 있다. 신한은행이 거래소 코빗, 블록체인 리서치 기업 페어스퀘어랩과 함께 설립한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도 최근 기업용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하고, 고객 사례를 발표했다.
KDAC은 이달 NXC, 알파자산운용, 제이씨현시스템 등 각 사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수탁했다고 밝혔다. NXC는 글로벌 게임 기업 넥슨의 지주사로, 국내 거래소 코빗과 유럽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한 데 이어 자체적으로도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종합자산운용사인 알파자산운용과 소프트웨어 기업인 제이씨현시스템도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상자산으로 넓힌 기업들이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의 우리펀드서비스는 거래소 지닥 운영사인 피어테크와 손잡고 가상자산 기업용 솔루션을 출시했다. 해당 솔루션에는 회계, 세무 서비스와 더불어 커스터디 서비스가 포함된다.
초기 사용자도 결정됐다. 우리펀드서비스와 피어테크는 가상자산 기업용 솔루션 초기 사용자로 다날핀테크, 세종텔레콤, 비브릭, 에이치닥테크놀로지(HDAC), 코인플러그 등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중견 상장사인 세종텔레콤과 더불어 국내 유명 블록체인 기업들이 참여한다는 설명이다.
이들 기업들은 특금법 상 요건을 맞춰 금융당국에 영업을 신고할 계획이다.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즉 커스터디 사업자들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일정 요건을 맞춰 오는 9월 말까지 금융당국에 신고 후 영업해야 한다.
김준홍 KDAC 대표는 “KDAC은 안정적인 커스터디 비즈니스 운영을 모토로 하고 있는 만큼 9월까지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KODA, 피어테크 역시 영업 신고를 통해 제도권 내에서 영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금융권뿐 아니라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인 코인플러그도 커스터디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코인플러그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블록워터와 함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업파이(Uupfi)’를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업파이에는 커스터디 서비스도 포함될 예정이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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