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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갑질방지법 데드라인 코앞…국회시계는 ‘멈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회에 계류 중인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시한이 사실상 이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법안이 여야 합의 문턱을 넘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인터넷업계가 국내 앱 생태계의 구글 종속을 강력히 우려하고 있지만, 야당은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어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이르면 오는 17일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를 열 예정이다. 법안2소위에서는 ‘구글갑질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개정안 골자는 구글 등 대형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조치를 막는 데 있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자사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 입점한 앱에 자사 결제 시스템(인앱결제·IAP) 도입을 의무화하고, 결제액의 30%를 수수료 부과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국회 과방위에는 이를 막기 위한 7건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올라왔지만, 앞선 세 차례 소위에서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구글이 정책 시행 시점을 오는 10월로 예고한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법안 통과가 가능한 시점은 6월로 촉박하다. 통상 7~8월은 법안소위가 잘 열리지 않고, 9월부터는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 그리고 대선 이슈까지 겹쳐 국회 문이 굳게 닫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를 둘러싼 반발을 줄일 요량으로 오는 7월 일부 수수료 인하 정책을 개시할 방침이어서, 이 시점을 넘길 경우 법안 통과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처리돼도 시행령 마련 등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달 안에는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여당은 구글갑질방지법 통과에 다시 한 번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원욱 과방위원장과 조승래 의원(과방위 간사)은 지난 6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 등과 공동으로 글로벌 앱공정성 방향 국제컨퍼런스를 개최, 미국에서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발의한 레지나 콥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 에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을 기조강연자로 초청해 힘을 실었다. 콥 위원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 기업에 맞서기 위해서는 더 큰 연합과 대중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신중한 입장이다. 구글갑질방지법의 유불리와 부작용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통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인다. 국회 논의가 재개되더라도 실제 법안이 처리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이유다.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표결로 밀어붙이면 통과될 수야 있겠지만 관행상 야당과의 합의가 우선적인데 현재로서는 큰 협조를 바랄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업계는 답답함을 호소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는 글로벌 대형 앱마켓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문제”라며 “인앱결제를 강제할 경우 콘텐츠 이용료 상승 등 소비자 피해로 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업계도 반발 중이다. 이날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화 반대성명을 내고, 구글갑질방지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앞서 이달 3일과 4일에는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와 한국웹소설산업협회 역시 잇따라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인앱결제 강제가 창작자들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국내 콘텐츠 산업은 물론 신한류 확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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