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 매각에 적신호가 켜졌다.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이 줄줄이 빠지면서다. 앞서 이베이코리아가 큰 관심 속에 신세계에 매각된 것과 달리, 요기요 인수전은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요기요 본입찰에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 신세계와 롯데는 참여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유통과 배달 플랫폼 접목 시의 시너지를 면밀히 검토했지만,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있는 플랫폼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 측 역시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앞서 딜리버리히어로(DH)는 요기요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신세계그룹을 비롯해 MBK파트너스·어피너티에쿼티·퍼미라·베인캐피털 등 사모펀드들을 선정했다.

그러나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세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의 새 주인은 이들 사모펀드들 가운데 하나로 추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DH의 기대와 달리 전략적투자자(SI) 대신 재무적투자자(FI)들이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유통계 거물들이 발을 빼면서, 요기요 인수전은 열기가 식고 있다. 예견된 상황이다. DH는 당초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본입찰 일정을 두 차례 연기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요기요 본입찰 일정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전격 결정하면서, 사실상 요기요 인수까지는 무리라는 해석이 나왔다.

현재 요기요의 몸값으로는 1~2조원대가 거론된다. 하지만 실제 이 가격에 인수될지는 미지수다. 요기요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DH의 배달의민족 인수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을 명령, 매각 시한을 올해 8월3일까지로 제시했다. 원매자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려 할 가능성이 높다.

DH가 매각 시한에 대해 6개월 연장을 신청할 수 있지만 공정위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더구나 일 단위로 과징금을 부과받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