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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1] 2년만에 돌아왔지만…“한 방 없었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21’이 막을 내렸다. 2년만에 돌아왔지만, 기대 이상의 한 방은 없었다.

글로벌 3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MWC21’은 현지시간 기준 지난달 28일부터 7월1일까지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다.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온라인 행사도 열렸다.

올해 MWC 주제는 ‘커넥티드 임팩트’로 인공지능(AI), 5G,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이 어떻게 미래를 만들고, 일상생활을 변화시킬 것인지를 조명했다. 600개 이상 기조연설과 컨퍼런스가 마련됐으며, 3만5000여명 관람객이 참관한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10만명 이상이 방문객을 불러 모았던 때와 비교하면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글로벌 3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로 꼽히는 MWC는 코로나19 우려에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강행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돌연 취소해야 했던 만큼, 감염병 우려를 씻기 위해 강화된 감염예방 수칙을 적용해 전시부스와 참관객을 모니터링했다.

그럼에도, 에릭슨과 노키아 등 글로벌 주요 기업은 발을 돌렸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MWC를 통해 주력 신제품과 기술을 엿볼 수 있었지만, 올해에는 볼거리가 줄어들면서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MWC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을 통해 MWC에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MWC 버추얼 이벤트’를 열고 구글과 협력한 새 스마트시계 사용자환경 ‘원UI워치’를 공개했다. 또, 삼성전자 ‘갤럭시S21울트라5G’는 글로벌 모바일 어워즈에서 최고의 스마트폰에 선정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신제품은 볼 수 없었다. 스마트시계 신제품은 MWC에서 공개하지 않고 다음달 자체 행사에서 별도 발표하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스페이스X 창립자도 MWC21 흥행을 위해 나섰다. 그는 화상으로 기조연설에 참여해 위성인터넷 ‘스타링크’에 33조원을 투자하고 5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MWC21는 미국 기업 불참이 이어지면서, 그 자리를 중국기업들이 메웠다. 전시업체는 기존보다 25% 이상 줄어든 약 550곳에 그쳤다. 이 중 100여곳이 중국기업이다. 화웨이, ZTE, 차이나모바일은 기조연설을 맡았다. 통신장비기업 삼성전자와 에릭슨‧노키아가 빠진 가운데, 화웨이와 ZTE와 같은 중국기업이 5G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화웨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새로운 5G 기지국 장비 및 솔루션을 소개했다. 화웨이는 64T64R과 400MHz 대역폭을 모두 지원하는 업계 유일의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Massive MIMO)를 출시했다. 경량형 64T64R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도 내놓았다. 동일 제품군에서 가장 가벼운 제품으로 단일 모듈의 무게는 19kg에 불과하다.

ZTE도 전시부스를 열고 5G 단독모드(SA) 및 광 네트워크의 새로운 솔루션을 공개하고, 웨어러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원격 건강 모니터링 티셔츠 ‘5G 스마트 티셔츠’를 제작했다. 이 티셔츠는 심전도, 호흡기 작용 및 땀 성분 분석, 근력, 체온 등 이전에는 섬유 센서로 감지하지 못했던 생체 필수 매개변수를 감지한다. 5G 연결을 통해 보건센터와 개별 사용자에게 데이터를 전송한다.

국내 중소기업도 MWC21를 찾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중소‧중견기업 14개사, 스타트업 9개사 총 23개사와 함께 한국관을 열었다. 이들 기업은 600여명 바이어‧투자자와 상담했으며, ▲메타버스 ▲증강현실(AR) ▲실내 위치정보 솔루션 ▲인공지능(AI) 데이터 가공관리 솔루션 ▲모바일 단말기 ▲주행 보조장치 등 모바일 서비스에 관심이 쏠렸다.

국내 통신3사는 MWC21에서 별도 온‧오프라인 행사를 마련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모바일 어워즈에서 ‘5G 코리아, 농어촌 5G 공동이용’으로 5G 산업 파트너십 상을 수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MWC가 미국에서 열리는 CES에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긴 했다. CES는 모빌리티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데 비해, 통신‧모바일 중심 MWC는 융합 트렌드 등에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 MWC도 모바일에서 특별한 혁신을 볼 수 없었고, 5G도 상용화 2년이 넘은 만큼 새로운 이슈를 만들기에 한계가 있어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산업과 생태계에서 MWC는 여전히 중요하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MWC에 참여해 전세계 트렌드를 읽고 사업을 수주한다”며 “다만, 아젠다를 이끌어가는 전시회로서 점점 중요도가 약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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