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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견제 속 KT, 5G 단독모드 첫 상용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가 5G 단독모드(SA)를 가동했다. 통신3사 중에서 소비자(B2C) 대상으로 5G SA를 상용화한 곳은 KT가 처음이다. KT는 배터리 사용시간과 빠른 반응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다만, 경쟁사에서 우려한 5G 속도 마케팅은 펼치지 않았다.

KT는 15일부터 5G SA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선, 삼성전자 ▲갤럭시S20 ▲S20플러스 ▲S20울트라 3종 단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추후 제조사와 협력해 적용 단말을 확대할 계획이다.

SA 전환을 원할 경우, 단말 메뉴에서 ▲설정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다운로드 및 설치 후, 1회 더 재부팅하면 이용 가능하다.

◆KT, 배터리 사용시간 최대 8.8% 늘어나=KT는 5G SA를 사용하면 지금보다 더 오래 배터리를 사용하고, 빠른 반응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갤럭시S20플러스 단말로 SA와 비단독모드(NSA) 배터리 사용시간을 비교 시험한 결과 SA(13시간38분)는 NSA(12시간32분)보다 최대 1시간6분(8.8%)을 더 오래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SA는 5G망을 단독으로 사용한다. 5G 구축 지역에서는 LTE 대신 5G 신호만 잡는다. 이에 반응속도도 더 빠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5G가 구축돼 있지 않은 곳에서는 LTE로 사용 가능하다.

현재 서비스 중인 비단독모드(NSA)는 LTE와 5G를 혼용해 사용한다. 5G 구축 지역에서도 5G와 LTE가 동시에 켜져 있는 셈이다.

◆KT, 경쟁사 신경전에 속도 마케팅 배제=다만, KT는 5G 특성으로 꼽히는 초고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초, 경쟁 통신사는 KT가 5G SA를 상용화하면서 속도 마케팅 등 과장 광고를 펼칠 경우 또다시 품질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KT가 채택한 5G SA는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 3GPP에서 규정한 옵션2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5G 기지국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최대 속도는 1.5Gbps에 머물러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5G NSA보다 이론상 낮은 속도다.

현재 통신3사가 상용화한 5G NSA는 옵션3에 해당한다. LTE와 5G 기지국을 연결하는 만큼, 이론상 최대 전송속도는 2.7Gbps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5G SA보다 초저지연 성능,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옵션2 방식의 SA는 현재 NSA와 비교했을 때 전송속도가 오히려 떨어진다. 지연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겠지만,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체감하기는 어렵다”며 “이용자의 경우, 연결성 측면에서 지금은 NSA가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인 옵션4는 차세대 5G SA 기술방식으로, NSA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LTE와 결합한 5G를 제공해 이론상 속도를 최고 2.7Gbps까지 올릴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이 옵션4에 뛰어들었으며, 2년 내 상용화를 예고한 바 있다.

◆KT 틀렸다 말할 수 없어…네트워크 전략 차이=
KT가 옵션2 5G SA를 상용화했다고, 이를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통신3사 모두 5G SA로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3사 각사별 네트워크 전략차이로 봐야 한다. 또, 경쟁사에서는 속도 저하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KT는 5G망 중심으로 데이터를 처리해온 만큼 속도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2019년 NSA 방식 5G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SA로 진화를 염두에 두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한 SA 상용망 제공을 위해 기술 개발과 필드 검증을 지속했다. 올해 1월부터는 KT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국 5G 상용망에서 SA 시범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KT는 SA를 통해 5G 핵심기술로 꼽히는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초저지연을 필요로 하는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5G 기업(B2B) 서비스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또, 효과적인 재난상황 전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SA에서는 관련기관 협의와 시스템 개발을 거쳐 연말부터 보다 정교한 재난문자 서비스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LTE 기지국 기반 재난문자는 불필요한 인근 지역의 정보까지 수신되는 경우가 있었다.

한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기업(B2B) 스마트공장에서 SA를 제공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5G SA는 옵션4가 준비되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또한 5G SA 가동 준비는 완료됐으나, 시장 변화에 따라 움직일 예정이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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