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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그림이 살아 움직인다” 카카오웹툰의 IPX 실험, 통할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박수 칠 만한 변화. 하지만 화려함은 잠깐.”

카카오웹툰이 환골탈태 했다. 웹툰의 소개 화면 속 캐릭터들은 살아움직이고, 상하좌우 어느 쪽으로 화면을 넘기든 다양한 웹툰들이 펼쳐진다. 이제 웹툰도 영화처럼 티저 영상을 볼 수 있고, 스크롤 방식에 최적화 된 애니메이션도 감상할 수 있다.

카카오웹툰은 이 새로워진 사용자경험(UX)을 ‘IPX’라고 명명했다. 지적재산권(IP)과 경험(eXperience)을 합친 이 단어는, 웹툰 콘텐츠를 ‘표현하는 방식’마저 바꾸겠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졌다. 고정된 사각형 섬네일(그림)로 웹툰을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전에 없던 볼거리로 독자들을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다음웹툰을 확대 개편한 카카오웹툰은 지난 1일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PC 웹사이트는 여전히 ‘다음웹툰’의 이름으로 남아 있지만, 사이트에 접속하면 개편된 카카오웹툰 화면이 뜬다. 모바일 앱은 카카오웹툰의 이름으로 전면 개편됐다.

모바일 앱에 접속하면 약 3초간 접속 화면이 뜨고 메인 화면에 진입한다. 메인 화면의 추천 탭에서는 신작 추천과 함께 AI(인공지능) 추천작들이 순서대로 나열된다. AI 추천작들은 작품간의 연관성(유사 그림체, 유사 내용, 동일 장르 및 작가 등)과 사용자의 개인 피드백(댓글, 좋아요, 열람 등)을 종합해 진행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가 쌓일수록 추천 결과가 더 정확해지는 구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캐릭터들의 모습이다. 드넓은 우주를 유영하는 ‘승리호’ 그림자 군단과 함께 단검을 휘두르는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성진우 등 독자들은 스크롤을 내릴 수록 작품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으며, 보고 싶은 웹툰을 클릭하면 10초 분량의 티저 영상도 볼 수 있다. 스페셜 탭에서는 일부 작품들의 애니메이션화 된 소개글을 감상할 수 있다.

카카오웹툰의 IPX 디자인 전반을 총괄한 유천종 웹툰디자인센터장은 “작은 섬네일의 한계를 극복하고 본질 자체에 집중한 결과 앱은 한층 간결해지고, 웹툰의 아우라는 강렬해졌으며, 경험은 더 흥미진진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웹툰 소개 화면과 티저 영상 등을 제외하면 살아 움직이는 듯한 IPX의 매력을 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작품 자체는 기존대로 정적이며, 감상 방식 또한 스크롤 다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 메인 화면을 옆으로 넘기면 웹툰과 웹소설 원작 웹툰들이 요일별로 나눠지고, 랭킹 화면에서는 인기순 웹툰들을 장르별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기존 웹툰 플랫폼의 방식과 거의 유사하다.


역동적인 IPX 구조가 오히려 직관적인 사용자경험과 편의성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첫 화면에서 요일별 인기순 웹툰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네이버웹툰과 달리, 카카오웹툰에서는 다양한 웹툰 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평가다. 무료회차 작품과 미리보기 작품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불편한 요소다.

창의적인 웹툰 디스플레이 방식과 별개로, 새로워진 UX에 이용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카카오웹툰은 이번 국내 출시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한다. 카카오웹툰은 지난달 먼저 출격한 태국에서 출시 4일 만에 누적 일거래액 3억원을 돌파했으며, 대만에서는 출시 당일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다운로드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향후 글로벌 출시 국가를 확대해 카카오웹툰을 진정한 ‘글로벌 K웹툰 플랫폼’으로서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추후 국내 IP는 물론 일본의 픽코마, 북미의 타파스 등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개발된 오리지널 웹툰들 역시 카카오웹툰을 통해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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