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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방’도 색다르게…e커머스, 콘텐츠 차별화 각양각색

이안나
티몬 라이브커머스 '한그릇 뚝딱'
티몬 라이브커머스 '한그릇 뚝딱'
- ASMR·눕방·랜선주점 등 포맷 다양화…수익·마케팅 동시 효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전 이제 말 안 할게요. 1분 ASMR 가겠습니다.”

티몬은 이달 초부터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티비온(TVON)’에서 식품 정규 라이브 방송 ‘한그릇 뚝딱’을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마다 인기 식품군을 방송 중에만 할인 된 가격에 판매하면서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일반적인 라이브커머스와 다른 점은 시청자 댓글 바탕으로 진행되는 방송 형식으로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했다는 것. 식품이 등장하면 쇼호스트는 말없이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시식을 진행하고 이후 댓글로 시청자들 질문에 답하며 방송을 이어간다. 푸짐한 음식을 한 상 차려두고 카메라 앞에서 쇼호스트가 시식, 댓글창으로 소통하는 모습은 마치 유튜브 ‘먹방’ 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주목을 끌기 위해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새로운 포맷을 시도하는 현상이 증가했다. 초반 라이브커머스는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차별성은 있었지만 방송 구성 자체는 TV홈쇼핑 형식을 그대로 가져오는데 그쳤다. 전문 쇼호스트가 등장해 판매 상품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설명하는데 치중해 있던 것.

그러나 라이브커머스 방송이 범람하면서 기업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고민하게 됐다. 특히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시청하는 주 시청자가 MZ세대이다보니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선 재미 요소를 극대화해야 한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 쇼호스트로 코미디언들을 출연시키고 예능형 포맷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이다.
11번가는 최근 쇼핑과 예능을 결합한 ‘쇼퍼테인먼트’ 콘셉트의 예능형 콘텐츠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인간사료 눕방’에선 집에서 요거트‧대용량 과자들을 편하게 즐기는 모습을 스포츠 중계 하는 콘셉트로 진행했다. 시리얼과 우유를 따로 섭취하는 모습을 보고 “귀차니즘 고급 스킬”이라고 표현하는 등 개그 프로그램 코너가 연상되게 한다. ‘일일포차’에선 심야주점이나 홈술 콘셉트로 시청자들과 안주 먹방, 랜선 건배 등을 진행한다. 3월 예능형 고정 코너 신설 이후 6월 한 달간 ‘라이브11’ 누적 뷰는 2월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5월 CJ ENM과 협업해 선보인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장사의 신동’은 슈퍼주니어 신동 출연에 힘입어 4번 방송으로 총 19억6000만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과 편집을 거친 디지털콘텐츠를 동시에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라이브방송에서 제공하는 할인가나 사은품 등 혜택을 위해 신동이 담당 직원들과 협상하는 과정들은 TVN D ENT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장사의 신동 파생 프로그램인 ‘신의 손’까지 방송 횟수를 늘리고 있다.

다만 이러한 예능형 라이브커머스는 상품 제조사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할지라도 상품을 납품하는 판매자들마다 수익을 내거나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예능형 라이브커머스를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자가 직접 방송에 출연하는 것보단 비용이 증가할 순 있지만 그럼에도 TV홈쇼핑보단 수수료가 낮다”며 “또 많은 사람들이 신제품을 주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파트너사들이 마케팅 차원으로 예능형 라이브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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