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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 정체지만 T커머스 실적 호조...이유는?

이안나


- SK스토아·K쇼핑·신세계TV쇼핑 나란히 성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주요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체들이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성장세 흐름을 타면서 라이브커머스 및 자체상품(PB) 강화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몸집을 키워가는 추세다.

16일 T커머스 업계 ‘빅3’로 불리는 SK스토아‧K쇼핑‧신세계TV쇼핑은 모두 지난 2분기 매출이 나란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TV홈쇼핑 사업자들의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한자릿수대 성장에 그치거나 역성장한 것과 대비된 흐름이다.

SK스토아 올해 2분기 매출은 781억원, 영업이익은 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21.5%, 5.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소폭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올 2분기에 분위기를 전환했다. 기존의 연구개발(R&D) 관련 투자를 늘려온 결과 지난 분기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SK스토아는 “영업이익 면에서 2019년 1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 중”이라며 “오프라인향 소비 전환에 대응해 홈‧건강식품‧뷰티 등 고마진 상품군 비중을 확대하고 외부 제휴채널을 늘려 모바일 판매 증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2분기 성장폭 확대에 큰 뒷받침이 됐다”고 전했다.

K쇼핑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2% 증가한 70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신세계TV쇼핑도 같은 기간 매출 634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 매출 202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매출‧영업익 모두 세자릿수 성장을 보인 셈이다. 식품‧뷰티 등 고마진 상품군 판매 증가와 식품PB 상품 구색 다양화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TV홈쇼핑 업체들이 올해 2분기 코로나19 수혜를 이어가지 못한 반면 T커머스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건 시장 자체가 이제 막 크기 시작한 산업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T커머스 시장 규모는 5조4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9977억원 대비 5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이는 비대면 수요 확대와 함께 인터넷TV(IPTV)와 인공지능(AI) 스피커 내장 셋톱박스 등이 확대되면서 T커머스 이용 고객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 T커머스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건 최근 4~5년 전부터다. 주요 T커머스 업체 모두가 연간 흑자를 거둔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T커머스에 가장 먼저 진출한 곳은 K쇼핑이지만 현재 후발주자인 SK스토아가 1위 자리를 탈환한 상황이다. 신세계TV쇼핑도 지난해 2분기 이마트 자회사로 편입된 후 고른 성장 중이다. 각 업체들은 디지털 기술 도입 및 자체 상품 강화 등 차별화에 힘쓰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SK스토아는 클라우드 기반 ‘SK스토아ON’ 운영 및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로 승부수를 띄운다. 올해 하반기 스토아ON 2.0을 선보이고, 인터파크·롯데온 등 모바일 제휴처를 확대한다. 내달 말 디지털 스튜디오 2.0 구축 완료를 목표로 잡았다. SK스토아 미디어월은 업계 최초 실시간 렌더링 프로그램을 도입해 방송 제작 과정‧시간을 대폭 줄인 게 특징이다. 또한 패션 분야 PB상품 및 단독 특화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친환경 포장재‧명품 감정 서비스 등 고객 지향형 맞춤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K쇼핑은 모바일-TV앱 동시 라이브방송을 선보이면서 고객 쇼핑 경험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900만명 이상 가입한 인터넷TV(IPTV) 플랫폼 올레tv에서 황금채널로 분류되던 채널번호 12번을 확보하며 채널 경쟁력 확보에도 나섰다. 홈쇼핑‧T커머스 특성상 채널위치가 매출로 직결되는 만큼 선두자리를 되찾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합병 이후 다양한 커머스 신성장사업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TV쇼핑은 지난 2월 T커머스 최초로 냉장냉동 물류센터와 온라인상품 물류센터를 오픈했고 4월 반품택배 당일 회수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하반기 비대면 흐름에 맞춰 보다 고도화된 배송서비스 도입에 집중한다. 또한 콜센터 운영 효율화를 통한 고객서비스 강화와 모바일방송 ‘신세계TV쇼핑 라이브’ 확대 운영도 계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는 비대면 수요에 힘입어 이제 막 성장하고 있어 성숙기에 접어든 TV홈쇼핑과 차이가 있다”며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은 공통적이지만 지출 규모가 다르다 보니 이익금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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