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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걸려온 추석 배송 전화, 사람이 아니라고?··· 'AI 음성 시대' 열리나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STT, Speech to Text)하고 텍스트를 음성(TTS, Text to Speech)으로 변환하는 음성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관련 서비스가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8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현대백화점과 ‘AI 전화 음성봇’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 시즌에 현대백화점 고객들에게 인공지능(AI) 전화 안내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AI 전화 음성봇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음성 AI 엔진을 활용해 고객 상담을 지원하고 상담원의 업무를 효율화하는 서비스다. 이번 계약을 통해, 6일부터 시작하여 추석 시즌 동안 현대백화점 중동점·미아점·판교점 등 6개 지점에서 추석 선물을 구입하면 선물 수령자는 AI 전화 음성봇에게 상품 배송에 관한 전화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현대백화점에서 추석 선물 구매 시 상담원이 직접 모든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한 주소지와 배송 일자 등을 확인해야 했는데, AI 전화 음성봇을 통해 고객 응대업무를 음성봇과 상담원이 함께 처리하며 능률을 높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따르면 AI 음성봇은 STT와 TTS 및 자연어 이해(NLU) 기술이 적용돼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대화 경험을 제공한다. 건물 동·호수나 층 등 상세주소와 날짜까지 정확하게 인식한다는 설명이다.

가령 배송지 확인 전화를 받은 고객이 AI 전화 음성봇에게 “아뇨, 주소가 바뀌었는데요. 거기 말고 다른 데로 보내주세요”라는 요청을 하면 “고객님 그럼 어디로 배송 보내드리면 될까요?”라고 AI 전화 음성봇이 되묻는 방식이다. 단순히 일방적인 안내만 하던 과거 서비스와는 큰 기술 격차를 보인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전화 음성봇과 통화 후 고객에게 배송지와 배송일정을 재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톡 알림톡 발송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화 업무 특성상 놓칠 수 있는 내용들을 확실하게 전달한다는 취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대표는 “현대백화점에 AI 전화 음성봇을 제공하고 고도화된 IT 기술을 활용해 대고객 서비스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 클라우드, 빅데이터, AI기술을 활용한 컨택센터 플랫폼 ‘카카오 i 커넥트 센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은 기술은 경쟁사인 네이버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네이버는 자사의 AI 클로바 엔진을 이용, 신한은행에 AI 상담사 ‘쏠리’를 구축했다.

쏠리는 계좌개설이나 제·신고, 대출상담 등의 전문 상담사의 역할까지도 맡고 있다. 신한은행 고객상담센터의 일평균 처리량 4만~8만콜 중 약 50%를 쏠리가 담당한다. 전체 콜의 25%는 상담사 연결 없이 AI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AI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격돌하는 가운데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테크 기업들도 참전하는 모양새다. 언어 관련 AI 기술은 언어별 특색이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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