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네이버보다 취약한 주가 방어…개인, 물량소화 어디까지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카카오 주가가 다시 떨어지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주 이틀 연속 큰 폭 하락세에서 벗어나 10일 소폭 상승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5% 가까이 주가가 빠지고 있다. 핀테크 플랫폼 대상 규제 이슈로 동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던 네이버보다 지속해서 주가 방어에 취약한 모습이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오전 11시 20분 기준으로 4.62% 하락한 12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3만원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제 12만선도 목전에 두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평균가 기준으로 6월 52주 최고가 대비 38.4% 넘게 하락했다. 네이버가 1%대 하락을 보이면서 약보합세를 보이는 것과 비교된다.
정부 규제 이슈 이후 동일업종을 영위했던 카카오와 네이버 사이에서 주가 하락폭은 줄곧 카카오에서 더 큰 모습을 나타내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는 시가총액 4위에서 6위로 내려앉은뒤 55조4015억원을 기록하면서 5위인 삼성전자우 57조8489억원과 2조원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CLSA가 정부 규제에 따른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보고서를 낸 이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들 종목에 대한 반발매수 기조가 나타났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을 떠받치기엔 무리인 듯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까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카카오로 무려 9909억원어치다. 주가가 10% 넘게 폭락했던 8일 하루에만 개인 순매수액 62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카카오 개인 일일 순매수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반면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도 카카오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3037억원, 6985억원어치 내놓은 걸 고려했을 때, 개인이 이 물량을 고스란히 소화해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카카오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동일인(총수)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 계열사 신고 누락(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공정위 사무처는 최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대외적으로 이야기가 돌고있다.
앞서 8일에는 카카오에만 1758억원 공매도가 나타나면서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돼 다음 날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최근 중국정부가 빅테크와 게임사 등에 강한 규제를 펼치고 있는 것을 예상해 지속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카카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은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이 때문에 공매도 물량이 많으면 투자자들은 향후 기업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의사를 환기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여긴다. 공매도 물량이 많이 쌓이면 개인투자자들도 공포심에 가지고 있던 주식을 시장에 내놓아 더 크게 주가가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시장이 지나친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도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메리츠증권 김동희 연구원은 "규제리스크 시작으로 보기는 지나친 우려"라면서도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자는 논의는 단기적으로 규제 관련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가치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빅테크 기업의 매출 성장성과 영업레버리지 강화 추세를 막기를 어렵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분석과는 별도로 개인이 매도 물량을 소화하기에 버거운 모습을 보이면서 아직까지 저가매수를 선택할 때 개인투자자들은 신중을 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도 동반 내림세다. 카카오뱅크는 전일대비 4.79% 하락한 6만5600원, 카카오게임즈는 2.17% 내린 7만2200원에 평균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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