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부장 유망기업탐방] 코윈테크, 배터리 공장 '자동화' 세계 1위…"전·후공정 모두 가능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차 확대로 배터리 시장이 본격 개화했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은 경쟁적으로 증설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 소재 및 장비업체도 고객사 일정에 맞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 2020년대 중후반까지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화 설비에 특화된 코윈테크도 최근 3~4년 새 배터리 분야와 동반 성장하고 있다. 충남 아산 본사에서 만난 코윈테크 관계자는 “2년 만에 임직원이 50% 늘어나는 등 회사 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작년 전체 차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4% 내외다.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코윈테크는 지난 1998년 설립된 회사로 이재환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한화시스템(구 삼성항공) 자동화 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이들이 모여 창업했다. 무인 운반시스템(AGV) 등 공장 자동화 설계와 제작을 주력으로 해왔다. 관련 기술을 배터리 공장에 입히면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한 상태다.

배터리 제조는 크게 ‘극판 공정 – 조립 공정 – 활성화 공정’ 등 3단계로 나뉜다. 배터리 셀을 결합하는 팩과 이를 엮는 모듈 공정까지 더해지면 전기차에 투입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극판 공정(또는 조립 공정)까지를 ‘전공정’, 이후부터를 ‘후공정’으로 부른다.

그동안 배터리 생산라인은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사람이 담당했다. 물량이 많지 않은 영향이다.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자동화 수요가 생겼고 코윈테크는 시장 선점에 나섰다.

코윈테크는 전·후공정 모두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후공정은 어느 정도 배터리가 만들어진 단계여서 상대적으로 자동화가 쉽다. 덜 예민한 만큼 단순 이동이 메인 작업이다. 반면 전공정은 배터리 소재가 완전히 결합 되지 않아 외부 환경에 민감하다.

전극 공정은 양·음극 활물질과 바인더, 도전재 등을 섞고 극판에 바르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때 불순물이 들어가면 배터리가 완성 자체가 안 되거나 향후 폭발 가능성이 커진다. 습도 온도 등도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미세한 차이로 배터리 생산에 차질을 줄 수 있다. 다음 공정으로 넘어갈 때 문제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오차범위를 5밀리미터(mm)에서 1mm 줄이려고 준비 중”이라며 “자동화 설비를 컨트롤하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롤 자동 입출고 장치’ ‘위치 정렬 기능 개선 롤 이재 장치’ 등이 주요 제품이다.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전공정과 후공정 둘 다 가능한 덕분에 해외 업체에서 ‘턴키(Turn-key)’ 주문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全) 공정 스마트팩토리 구축 차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윈테크는 배터리 자동화 시장점유율 약 20%로 세계 1위다.

현재 배터리(80%)가 매출 비중에서 가장 크지만 자동화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코윈테크는 유통업체 바이오업체 등과도 거래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도 공략 대상이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주요 고객사 벤더 등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 먹거리로는 배터리 소재를 낙점했다. 지난 3월 탑머티리얼 지분을 인수했다. 탑머티리얼은 배터리 소재 및 공정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코발트가 없는 리튬·망간·니켈·산화물(LMNO) 양극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코윈테크 관계자는 “아직 전기적 특성이나 수명 등에서 떨어지는 점이 있지만 점차 보완이 될 것”이라며 “LMNO 배터리는 버스 트럭 또는 소형차 등을 타깃으로 한다. 기존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등보다 원가가 낮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탑머티리얼은 전극 공정을 대신 처리해줄 수 있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수탁생산(파운드리) 형태로 핵심 공정을 맡아주는 구조다. 자동화를 비롯해 배터리 공정에서 담당하는 코윈테크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윈테크는 2021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518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54.1%, 333.2% 올랐다.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수주 일정이 밀리는 등 부침이 있었으나 올해 반등하는 분위기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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