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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e-쿠폰 시장 ‘쑥쑥’...덩치 키우는 e커머스에 효자?

이안나
- 과거 거래액 증폭 위해 손해보면서 판매…현재는 높은 수요에 대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쇼핑 및 선물하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e쿠폰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e쿠폰은 해당 금액에 상응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는 바코드 형식의 상품권이다.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 등이 이에 해당한다.

27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e쿠폰 인기가 이어지면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앱과 게임을 즐기는 구글 기프트코드와 외식상품권, 백화점상품권 외에도 국내주식 이용권, 모바일 주유권 둥 다양하다. 모바일 선물하기 시장이 커지면서 수령인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특정 유형 상품보다 e쿠폰을 선물하는 경우도 늘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통계’에 따르면 e쿠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가량 늘어난 액수다. e쿠폰은 지난해 약 4조2000억원 가량이 거래돼 2018년 대비 2배 넘게 커졌다. 올해 매달 4000억원대를 웃돌고 있어 이 추세라면 올해 총 거래액은 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e쿠폰은 바코드를 이용하는 상품 특성상 거래 중 88.5%가 모바일로 이뤄진다. 소비자들은 G마켓·위메프·티몬·롯데온 등 e커머스를 통해 e쿠폰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e커머스 업계선 e쿠폰을 온라인몰에 최적화한 상품이라 보고 있다. 쿠폰 자체가 상품이다 보니 소비자들은 다른 유형 상품처럼 사진이나 영상으로 품질을 검증할 필요가 없다. 상품 사후관리(AS) 문제가 발생할 일도 없어 ‘깔끔한’ 판매가 가능하다.

e커머스가 e쿠폰을 통해 얻는 매출은 다른 유형 상품에 비해 상당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행사에선 하루 매출 1000만원만 넘어도 잘 된 것이고 하루 온종일 모든 자원을 다 집중해 1억원을 달성했을 때 엄청나다고 평가한다”며 “그런데 인기 많은 e쿠폰의 경우 판매만 하면 몇 배에 달하는 억 단위 거래액을 달성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실 e커머스 입장에선 e쿠폰을 대량 판매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얻는 수익은 거의 없는 편이다. 원가가 쿠폰에 다 드러나 있어 전자제품이나 식품처럼 상품 최종 가격으론 차익을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커머스가 발행업체에게 받는 판매수수료도 크지 않다. 보통 e커머스 판매수수료는 상품군별 수수료를 차등해 받고 있는데 패션 상품이 15% 내외라면 상품권 등은 5% 정도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머지포인트를 발행했던 머지플러스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온 발행업체라면 광고비 지불은 물론 판매수수료를 10% 이상 지불했을 가능성도 있다.
e커머스 업체들이 머지플러스의 머지포인트를 적극 판매해온 배경도 이러한 흐름의 일환이다. 편의점이나 마트, 프랜차이즈 등 사용처를 넓혀온 머지포인트는 e쿠폰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다. e쿠폰 상품을 꾸준히 판매해온 e커머스 입장에선 머지포인트를 팔지 않으면 금세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던 상황이기에 자연스럽게 경쟁력 있는 상품을 취급했던 것. 이례적으로 머지플러스가 머지포인트 판매를 중단, 사용처를 축소하는 등 AS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셈이다.

머지포인트를 제외하고라도 e커머스 업체들이 큰 이익 실현이 어려운 e쿠폰 판매를 강화하는 건 수익 외 부가적 효과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찾고 있는 인기 상품권을 판매함으로써 모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정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선 먼저 앱을 깔고 접속하는 유입자 수를 늘려야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또한 e쿠폰은 일일 매출 규모가 큰 만큼 e커머스 업계 핵심지표인 거래액을 단기간 빨리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보통 e커머스 업체들이 몸집을 키우기 위해 거래액 단위가 큰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가전부터 도입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롯데온이나 정체기인 위메프, 티몬 등이 네이버·쿠팡 등에 비해 e-쿠폰 판매에 보다 적극적인 이유로도 해석된다. 다만 이들은 거래액 증가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 그 자체를 목적으로 e쿠폰을 판매하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거래액을 증폭시키기 위해 e커머스 업체들이 할인 부담률을 많이 지고 손해를 보며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현재는 건강한 재무구조를 위해 지양하고 있다”며 “이젠 주 소비층이 1020세대로도 확대되는 등 e쿠폰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취급품목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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