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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1] “라이언, 육식공룡이었나” 카카오 난타에 고개 숙인 김범수(종합)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이안나 기자]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문어발식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더니, 이용자를 볼모로 중소상공인을 궁지로 몰아넣고 이용자에게도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착하고 친근한 초식동물인줄 알았는데, 선량한 작은 동물마저 잡아먹는 육식공룡이 됐다.(김희곤 국민의힘 의원)”

5일 정무위원회는 여야 할 것 없이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정무위는 혁신기업 성공사례에서 소상공인 생존을 위협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돌변한 카카오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약 3년만에 국감장에 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국회 난타에 연신 사과하며, 진땀을 뺐다. 김 의장은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면서 수혜를 받았고, 내부적으로도 카카오 자회사 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 상생안을 실천할 수 있도록 조속히 계획을 발표하겠다”며 “모든 논란 속 책임은 저에게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골목상권 침해 사업 ‘철수’ 카드 꺼내=
이날 김 의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거듭 사과하며, 골목상권 침해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지적받은 사업 일부 철수를 시작했고,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다. 강민국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는 5년만에 162% 증가에 158개에 달한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인수한 전화대리운전업체 2곳 인수 철회 의사를 나타냈으며, 카카오는 미용실 예약 서비스를 연내 철수하는 계획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에 절대 진출하지 않고, 관여된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철수하겠다”며 “오히려 골목상권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찾고, 회사가 하지 못하는 영역을 개인적으로도 찾아 일부 진행을 꽤 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수수료 20% 지적에 대해서는 “카카오모빌리티는 1년에 수백억씩 적자를 내며 플랫폼을 만들고 있고, 실질적 수수료는 5% 정도만 부담하게끔 돌려주고 있다”며 “수익이 많아지면 수수료율도 5% 이하로 갈 수 있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 못 왔다. 모빌리티 대표도 공감하고 있는 만큼 논란이 없도록 시정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카카오페이지 웹툰‧웹소설 창작자에게 실질적 권리가 돌아갈 수 있도록 공모작 대상으로 2차 저작물을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네이버와 비교당한 카카오 “우리도 글로벌 간다”=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국내 골목상권만 노린다는 비교도 당하자, 김 의장은 글로벌 진출 포부를 드러냈다.

김 의장은 “글로벌 진출은 저의 꿈이자 모든 직원들의 꿈이다. 웹툰은 일본 쪽에서 1등을 했고, 북미에서도 공격적으로 회사를 인수해 진출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20년 된 회사고 카카오는 10년 됐다. 카카오가 돈을 벌기 시작한 건 2~3년 전”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플랫폼의 양면성을 간과한 점을 인정했다. 플랫폼은 자본이나 배경이 없어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독점 폐해도 동시에 지닌다. 김 의장은 “스스로조차도, 카카오 내부 많은 최고경영자(CEO)도 플랫폼 성공의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다”며 “이번 기회를 카카오가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케이큐브홀딩스, 총수일가 재테크 놀이터?”…사회적 책임 기업으로 전환 약속=또한, 김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회사로, 카카오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한다.

이날 윤관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속 적자가 발생한 케이큐브홀딩스에서 14억원 퇴직금을 (동생 김화영씨가) 받는 것이 맞는가”라며 “케이큐브홀딩스 매출은 매년 늘어나는데,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적자다. 결손기업으로 만들어 우회적으로 탈세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발언했다.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은 “(케이큐브홀딩스는) 총수일가 재테크 놀이터”라며 “선물 옵션으로 8억원씩 이익을 내고 지주사로서 계열사들에 여러 형태로 경영 간섭을 하면 명백한 금산분리 위반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동생 김화영에 대한 퇴직급여가 많다고 인정하면서도, 탈세 의혹은 부인했다. 김 의장은 “가족형태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 준비 중이고, 그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 혐의를 신속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조 위원장은 “금융보험사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 규정을 위반했는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김 의장 주식 재산은 올해 3분기말 6조9767억원으로, 주가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27.6% 감소했음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4조1653억원에 이어 50대 그룹 총수 중 2위에 등극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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