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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분골쇄신 SKT, 주가 비상할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SK텔레콤이 두 회사로 갈라진다. 기존 유무선 통신 및 인프라 기술 기반 SK텔레콤(존속회사)과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에 집중하는 SK스퀘어(신설회사)로 나뉘는 인적분할이다.

이번 인적분할은 향후 주가 변동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역시 기업가치 상승을 제1 목표로 삼고 있다. 오는 2025년 SK텔레콤과 SK스퀘어 합산 100조원에 이르는 몸집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10월26일~11월26일)을 거쳐 11월29일에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각각 변경상장 및 재상장된다. 분할 비율은 SK텔레콤 0.607, SK스퀘어 0.392다.

SK텔레콤은 지난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주식분할 및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출석 주식 수 기준으로 인적분할 안건은 99.95% 찬성률로, 주식 액면분할 안건은 99.96% 찬성률로 통과됐다.

분할 당일 SK텔레콤 주가는 30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30만50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1.5% 상승률을 보였다. 어느 정도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 분할 전 SK텔레콤의 주가는 작년 말 23만원대에 머물렀다가, 분할 추진이 본격화 되면서 연초 대비 약 30% 상승했다.

증권업계 역시 SK텔레콤의 인적분할로 인한 향후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지주사 역할을 하는 SK스퀘어에 SK그룹의 핵심 플랫폼 및 콘텐츠 자회사가 포진돼 있는 만큼, 추후 자회사 성과가 본격화되면 다른 지주사들과 달리 성장성 측면에서 높은 시장 평가를 받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본업가치와 장기적으로 정상화될 자회사들의 가치를 합산해 기업가치 30조원 부여가 가능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분할 전후 기업가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자회사들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합산 기업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스퀘어 산하에는 SK하이닉스(지분 20.1%), ADT캡스(62.6%), 11번가(80.3%), 티맵모빌리티(66.3%), 원스토어(47.5%), 콘텐츠웨이브(38.4%), IDQ(69.3%), 나노엔텍(28.4%), 컴캐스트와 함께 주주로 있는 CST1(55.0%), TMT인베스트먼트(100%), 도이치텔레콤과의 기술합작사 테크메이커(50.0%)등이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의 자회사가 내년 상반기를 거쳐 커머스와 모빌리티 등 특정 분야에서 성과를 보여주기 시작하면, SK스퀘어는 지주 업종 내에서도 독보적인 프리미엄을 받을 전망”이라며 “분할 후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 범위는 21조원에서 28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당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이 SK스퀘어 주주로 참여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아마존과 (협력한) 프로그램이 기대 이상으로 잘 되고 있다”며 “아마존이 SK스퀘어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안을 비롯해 주주로 참석하는 것까지도 생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은 이미 지분 참여 약정을 통해 11번가 지분율 30%를 우선 매수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때 아마존이 부여할 밸류에이션이 높을수록 SK스퀘어의 시장가치는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최근 구독상품 ‘T우주’를 출시하며 아마존 해외직구 서비스를 11번가에서 시작했는데, 출시 2주 만에 가입자가 15만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기존 유무선 사업도 순항이 예상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5G 가입자와 무선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등 주요 지표는 긍정적”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조4400억원과 1조53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4.4%, 13.9%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전체 임직원에게 자기주식 각 100주씩(주당 약 30만원)을 교부하기로 했다. 전 임직원이 직접 양사의 주주가 돼 책임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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