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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혁신은 없었다··· 한컴오피스 2022, 아쉬운 2년 만의 신규 버전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이 자사 대표 소프트웨어(SW)인 ‘한컴오피스’의 신규 버전 한컴오피스 2022를 내놨다. 2년 주기로 출시되는 제품으로 아래아한글, 한셀, 한쇼, 한워드 등 핵심 오피스 SW의 패키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개별 SW로 존재하던 ‘문서찾기’, ‘개인정보탐색기’, ‘OCR’ 등은 개별 오피스 SW에 통합됐다. 클라우드인 한컴스페이스와의 연동도 쉬워졌다. 클라우드 오피스에서 공유된 문서를 PC에서 곧바로 불러올 수 있게 됐다.

이전 버전인 한컴오피스 2020부터 추가된 광학문자인식(OCR)의 성능은 크게 개선됐다. 출시 초기 아쉬운 인식률을 보였던 한OCR은 써봄직한 수준의 인식률을 보이게 됐다.

한컴오피스의 SW 중 활용도가 높은 아래아한글의 경우 문서 내 메모 및 회신 기능이 탑재됐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문서를 공유·편집할 때 활용할 수 있다. 협업 SW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다.

고대비 모드도 지원된다.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다크모드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아래아한글 2018부터 탑재된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는 이번에도 탑재된다.

이밖에 한셀 셀 내용 바꾸기, 한쇼 편집 화면 나누기, 한셀/한쇼의 다이어그램 추가, 이미지 프리뷰 및 편집 등의 기능 등이 추가됐다.
위가 한컴오피스 2022, 아래는 한컴오피스 2020
위가 한컴오피스 2022, 아래는 한컴오피스 2020

◆hwpx 기본 문서포맷으로 적용한 아래아한글 2022

아래아한글은 이번 버전에서 기본 문서저장 포맷을 hwp에서 hwpx로 바뀌었다. 지난 몇 년간 아래아한글에 대한 가장 비판의 핵심이 되는 폐쇄성을 개선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hwpx는 개방형 워드프로세서 마크업 언어(OWPML)로 만들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의 문서표준인 docx, pptx 등과 같은 XML 기반 문서포맷이다. 기계의 가독성을 높여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AI) 학습 등에 보다 용이하다.

한컴은 올해 4월 아래아한글의 기본 문서포맷을 hwpx로 교체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아래아한글 이용자에게는 여전히 hwp가 기본 문서포맷이었다. 2021년 4월 15일 이후 최신 패치가 적용된 아래아한글을 신규 설치한 이용자만 hwpx를 기본 문서포맷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기존 이용자의 경우 별도 설정을 해야 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은 hwpx로의 변화를 반긴다. 하지만 직접 문서를 작성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hwpx로의 전환이 좋은 일만은 아니다.

아래아한글 2007 이하 버전에서는 hwpx를 읽지 못한다. 2010 버전까지는 최신 패치 적용을 통해 hwpx를 불러올 수 있다. MS가 문서표준을 doc에서 docx로 전환할 때도 호환성으로 인한 혼란이 있었는데, 이와 같은 일이 재연될 수도 있다.

개방형 문서표준이 주는 이점을 누리는 것이 사용자가 아니라는 것도 한컴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데이터 분석가의 입장에서야 기계판독형 문서표준이라는 점이 크게 매력적이지만, 실제 문서를 작성하는 일반인의 경우 그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고대비 모드 추가된 아래아한글. '다크모드' 구현이 가능해졌다.
고대비 모드 추가된 아래아한글. '다크모드' 구현이 가능해졌다.

◆무색무취한 업데이트··· 신규 버전 살 매력 못 느껴

일부 기능들이 추가됐지만 2년 만의 업데이트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기존 한컴 오피스의 이용자라면 굳이 신규 버전을 살 만한 이유가 없다. 추가된 기능들 역시 다른 SW에서 대체가 가능하다.

회사 차원에서 강점으로 내세운 hwpx 및 개방형 생태계 구축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썩 매력적이지 않다. 한컴오피스 2020에서 한OCR을 선보였던 것처럼, 신기술이 탑재된 것도 아니다.

경쟁 제품인 MS 오피스는 워드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지 오래다. 키보드 대신 마이크를 통해 문서작업을 할 수 있다. 인식률 역시 나날이 높아지는 중이다. 웹용 버전에서는 음성파일을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텍스트화하는 기록(Transcribe) 기능도 제공한다. 당초 영어만 지원되는 기능들이었으나 올초 한국어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컴이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한컴은 통역 애플리케이션(앱) ‘지니톡’과 AI 통번역기 ‘지니톡고!2’ 등의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AI 전문 계열사인 한컴인텔리전스도 있지만 한컴오피스 2022에서는 신기술을 적용하려 한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한컴오피스 2022의 가정 및 학생용 제품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 다운로드형 6만8310원, USB형 8만80원이다. 기업용 USB는 50만3800원, 교육기관용 DVD는 24만4860원이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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