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이글루시큐리티의 파이오링크 인수, 정보보안업계 합종연횡 시발점 될까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이글루시큐리티가 NHN이 보유한 파이오링크의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중·대형 인수합병(M&A)이 드물던 국내 정보보안업계서 간만의 변화다. 이를 계기로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26일 이글루시큐리티는 350억원을 들여 NHN이 보유한 파이오링크의 지분 28.97% 인수를 공시했다. 보통주 198만6000주를 주당 1만7624원에 사들인다. NHN은 처분 목적을 투자 목표 달성 및 매수 기업과의 사업 협력 강화라고 밝혔다.

이글루시큐리티가 파이오링크를 인수함에 따라 연결 매출 기준 국내 2위 정보보안 기업이 된다. 기존 2위인 시큐아이를 제쳤다.

정보보안업계에서는 경쟁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정보보안업계에서는 신규 플레이어의 등장,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 확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좀처럼 이뤄지지는 않았는데, 이글루시큐리티가 포문을 엶에 따라 추가 움직임이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의 정보보안 전문가들은 국내 정보보안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함께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장 속도가 더딘 국내 보안업계에 비해 팔로알토 네트웍스, 포티넷, 트렌드마이크로 등은 파격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VM웨어 등은 스스로를 ‘보안기업’이라 칭하며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직접 보안 시장에 뛰어들거나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각자도생 체재로 전환하는 추세다. LG전자가 이스라엘 보안 스타트업 사이벨럼(Cybellum)을 1억1000만달러(한화로 약 1284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정된 시장에서 국내 정보보안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을 넓힐 수밖에 없다. 이번 이글루시큐리티의 파이오링크 인수나 SK텔레콤의 계열사인 ADT캡스, SK인포섹의 합병이 좋은 사례로 꼽힐 수 있다.

이글루시큐리티의 인수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7일 이글루시큐리티는 소프트웨어(SW) 테스팅 기업 코드마인드의 지분 44.6%를 인수한 바 있다.

이글루시큐리티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 인수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았던 국내 정보보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며 “양사는 핵심 역량을 결집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보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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