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에코프로그룹, 5년 만에 시가총액 90배 성장…해외 확장 본격화

김도현
- 향후 5년 2조8000억원 투자…2026년 양극재 생산능력 48만톤 목표
- 이동채 회장 “LFP 대신 NMX·OLO로 대응”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에코프로 그룹이 배터리 소재 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세계 최대 양극재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외 동시다발적 투자로 생산능력(캐파)을 늘리고 신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4일 에코프로는 경북 포항 에코배터리 캠퍼스에서 최고경영자(CEO) 기업공개(IR) 행사 ‘ECO-Friendly Day’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은 중장기 전략과 해외 진출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날 이 회장은 “2004년 처음으로 양극재를 개발했다. 2016년 에코프로비엠을 물적분할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며 “2016년 당시 그룹 시가총액이 1600억원 내외에서 5년 만에 14조원 이상인 회사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이 상장된 상태다.

에코프로 그룹은 양극재 수직계열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소재 중 하나로 원가 40~50%를 차지한다. 배터리 에너지밀도와 직결되는 제품이다. 에코프로비엠(양극재)을 필두로 에코프로씨엔지(리사이클)·에코프로에이피(고순도 산소·질소)·에코프로이노베이션(수산화리튬)·에코프로지이엠(전구체) 등이 포진돼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에코프로비엠은 미국과 유럽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 회장은 “최근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업체가 짝을 지어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라며 “소재 기업도 함께 원한다. 미국과 유럽에 양극재 생산기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 각각 9000억원, 1조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11만톤과 14만톤 캐파 달성이 목표다. 국내는 2021년 7만7000톤에서 2026년 23만톤으로 확대 예정이다. 800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2026년이 되면 에코프로비엠의 국내외 양극재 캐파는 총 48만톤에 달한다.

미국 및 유럽 법인은 에코프로비엠 해외 투자 전문 자회사 에코프로글로벌이 운영한다. 법인명은 에코프로아메리카와 에코프로유럽이다. 이 회장은 “북미는 파트너와 협의하고 있으며 단계적인 현지 진출을 계획 중”이라면서 “유럽은 복수 국가 투자청과 인센티브 등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막바지 단계”라고 설명했다. 각 지역에서 양극재 전구체 리사이클 등을 아우르는 합작사(JV)도 설립한다.

현재 에코프로비엠 주력 제품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및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다. 지난 2분기 니켈 함량 88% NCA 양극재, 3분기 니켈 함량 90% NCM 양극재 양산에 돌입했다. 2024년까지 니켈 95% 도달이 목표다.

양극재 결정구조 변화도 진행한다. 기존 다결정에서 단결정으로 전환해 양극재 안정성과 효율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2022년 상반기 단결정 NCA 및 NCM, 2023년 단결정 NCMX 양극재를 양산할 전망이다.

중저가 시장은 리튬인산철(LFP)보다는 코발트 프리 ‘NMX’와 ‘OLO’ 양극재로 대응한다. NMX는 코발트를 다른 소재로 대체할 제품이다. 이 회장은 “우리만 아는 소재를 넣어 단가를 낮출 것”이라며 “가령 니켈 9 망간 1 비율로 하면 재료비가 킬로그램(Kg)당 1.6달러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LFP와 가격경쟁이 가능해진다. 에너지밀도는 이미 우위”라고 강조했다.

OLO는 니켈과 코발트 양을 대폭 줄이고 망간을 늘린 양극재다. 최근 니켈과 코발트 값이 급등한 만큼 원재료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2026년 이전에 출시 목표다. OLO 나올 때면 양극재 시장에 대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존 제품들도 구매전략 차별화를 통해 가격경쟁력 향상에 나선다. 니켈 및 리튬 수급 안정성 확보, 산소와 질소 내재화 등이 핵심이다.

에코프로씨엔지는 2026년까지 양극재 6만톤에 해당하는 원재료를 추출한다. 에코프로지이엠에서 필요한 니켈 중 20%를 공급할 계획이다. 에코프로지이엠은 국내 최대 규모 MHP(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 혼합물) 황산화 공정 구축해 2026년까지 캐파를 5만5000톤으로 확대한다. 전체 니켈 필요량 중 40%를 조달할 예정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호주 및 캐나다 지역의 광산, 플랜트 기업에 지분을 투자한다. 아울러 아르헨티나 소재 염호 공급선과 전략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등 방식으로 리튬 공급 안정화에 나선다.

에코프로 그룹은 오는 2026년 전지재료 사업에서 14조원 매출액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5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자금은 ▲내부영업 현금흐름 개선 ▲전략적 JV ▲계열사 IPO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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