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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의 야심찬 ‘요기패스’, 일부 고객 “혜택 줄어” 불만

이안나

- 슈퍼클럽→요기패스, 주문 횟수 늘려야 동일 금액 할인…중복할인도 제외
- 사모펀드·GS리테일에 피인수 후 수익성 개선 목적?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배달주문 앱 요기요가 사모펀드·GS리테일에 인수 완료된 후 처음으로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 락인(Lock-in)효과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는 설명이지만, 실제로 따져보니 ‘개악’이라는 이용자 불만이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기존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 소비자 사이에선 신규 서비스 ‘요기패스’로 전환을 최대한 미루라는 내용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요기패스가 기존 서비스 대비 업그레이드됐다고 소개하는 것과 달리 실상 소비자 혜택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요기요는 할인 구독 서비스에 멤버십 특징을 결합한 ‘요기패스’를 선보였다. 월 구독 비용은 9900원이다. 기본 혜택은 5000원 할인 2회, 2000원 할인 10회로 구성된 총 3만원 상당 배달주문 할인이다. 포장 주문은 1회당 1000원씩 무제한 할인된다. 프랜차이즈 할인 혜택과 여행·쇼핑·레저 등 음식을 넘은 제휴 할인을 추가했다.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지만 정작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배달주문 서비스 할인폭이 감소했다.

그간 요기요는 정기할인 구독서비스 ‘슈퍼클럽’을 운영해왔다. 월 구독료 9900원을 내면 3000원씩 총 10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 구독비와 기본 할인금액만 보면 슈퍼클럽과 요기패스 모두 총 3만원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이 3만원 금액 혜택을 받기 위해 슈퍼클럽은 10번 주문을, 요기패스는 12번 주문을 해야 한다. 주문 횟수가 많아진 만큼 요기요는 거래액을 높일 수 있다.

집 근처 근거리 매장에 주문을 하고 주문자가 직접 가져가는 포장배달도 슈퍼클럽에선 3000원 할인이 가능했지만 요기패스에선 변경된 서비스에선 1000원만 할인된다. 기존 서비스 이상의 금액적 혜택을 누리려면 포장배달 이용 횟수도 늘려야한다.

슈퍼클럽 사용자 이용내역. 요기패스라면 쿠폰 할인이 제외되고 포장 주문 할인은 1000원에 그친다.
슈퍼클럽 사용자 이용내역. 요기패스라면 쿠폰 할인이 제외되고 포장 주문 할인은 1000원에 그친다.
특히 소비자들이 요기패스에 가장 큰 불만을 갖는 지점은 쿠폰과 중복 할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요기패스 구독자는 여전히 ‘오늘의할인’은 적용되지만 다른 쿠폰 할인 혜택을 중복으로 쓸 수 없어 슈퍼클럽 대비 할인폭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슈퍼클럽은 기본 3000원 할인 혜택을 포함해 모든 할인과 중복적용이 가능했다. 가령 1만6000원짜리 치킨 한마리를 주문해도 오늘의할인(즉시할인)과 슈퍼클럽 할인, 쿠폰 할인, 매장 자체 추가할인 등을 모두 합쳐 절반 이하 가격인 69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요기요는 월 주문 수에 따라 등급별 500~4000원 쿠폰북, 오늘의결제 할인 쿠폰(카카오페이·차이페이 등), 각종 프로모션 쿠폰 등을 배포해왔다. 쿠폰 중복 할인 혜택을 없앴다는 건 앞으로 요기요가 이벤트성 쿠폰 뿌리기를 멈추고 구독자 모으기에 힘쓰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즉 구독서비스로 안정적 수익을 얻고 주문 횟수를 늘려 거래액을 키우는 한편, 쿠폰 배포를 줄여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다른 카테고리 혹은 배달 역량 개선 등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더군다나 요기요가 쪼그라든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출혈경쟁에 뛰어드는 건
GS리테일 등 새 주인을 맞은 상황에서 부담이다.

이에 대해 요기요는 기존 소비자들이 겪었던 불편사항을 개선해 요기패스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요기요는 “슈퍼클럽은 할인이 무조건 자동 적용돼 법인카드 등을 쓰는 개인사용자들이 불편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며 “요기패스는 금액 단위를 쪼개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기존과 할인 가격이 같아 혜택이 줄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슈퍼클럽은 현재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턴 신규 가입을 금지했다. 기존 슈퍼클럽 구독자들은 11월 구독료 결제로 갱신되는 이용기간을 마지막으로 구독 종료된다. 대다수 구독자들이 올해 12월까지만 슈퍼클럽을 이용하고 막을 내리게 된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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