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들 먹잇감 된 모바일게임, 환금성 노린 구글 부정결제 성행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非常感谢(비상감사).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중국어다. 구글이 보내온 이 메시지에는 ‘엔씨소프트, ‘라라의 빛나는 보급 상자(리니지M) 3만3000원’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리니지M을 설치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받은 내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리니지M의 부정결제 피해가 지속하고 있다. 적게는 수만원부터, 많게는 백만원 이상의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다.
◆100만원 넘게 부정결제됐는데, 환불은 안 된다?
부정결제 제보를 해온 피해자 A 씨는 11월 1일 3만3000원이 결제됐다는 문자를 보며 사태를 인지했다고 전했다. 결제 내역을 확인해 보니 10월부터 수십차례의 시도가 이뤄졌다. 22만원, 11만원 등 시도 금액도 다양하다. 그간의 결제 시도는 모두 차단됐다가 1일 한 차례 결제됐다.
또 다른 피해를 호소한 피해자 B 씨는 100만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9월 28일 5번에 걸쳐 60만원가량이 결제됐고 같은 방식으로 10월 1일 50만원이 결제됐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피해사실 확인 후 환불을 요청, 하루 뒤인 2일 환불이 완료됐다. 하지만 B 씨는 10여건의 피해 중 1건만 환불됐다. ‘요청이 구글 정책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하신 상품을 환불해 드릴 수 없습니다’라는 것이 구글의 안내다.
이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는 원인은 구글 계정의 아이디, 패스워드가 노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3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접속해 결제 수단으로 등록돼 있는 휴대폰, 카드 등을 통해 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구글의 ‘인앱결제’다.
구글 측은 인증 절차를 통해 계정을 보호하지 않는 경우 상품을 환불해주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여러 차례의 결제 시도 중 결제가 이뤄진 경우와 이뤄지지 않은 경우, 피해자의 규모, 피해 방지를 위한 노력 등에 대해 별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글은 현재 코로나19 여파를 이유로 전화 상담센터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가가 호소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셈이다. 피해자 B 씨는 구글의 환불 거부 안내 이후 구글 측에 이의제기를 한 상태다.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경찰서에 신고할 예정이다.
◆활발한 아이템 현금거래··· 부정결제 피해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부정결제는 꾸준히 발생해온 일이다. 게임 피해사례가 대다수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게임 피해 호소가 많다.
유독 엔씨소프트 게임의 부정결제 피해가 많은 이유는 게임의 높은 인기와 ‘환금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니지M의 경우 현금을 통해 게임 내 재화인 ‘다이아’를 구매할 수 있다. 다이아로 가치가 없는 아이템을 웃돈을 주고 사는 방식의 우회 현금거래가 이뤄진다. 사실상 다이아를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엔씨소프트로서는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게임 재화의 현금거래는 금지사항이며 적발될 경우 이용제한 등의 제재가 이뤄진다. 또 부정결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발생한다. 엔씨소프트가 조치를 취할 수 없다. 그럼에도 게임의 환금성이 사태를 키우는 원인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피해자 B 씨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비슷한 피해자가 많지만 책임을 지는 곳이 없다”며 “구글 계정을 이용한 이유로 내가 결재한 것도 아닌 100만원가량의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 화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와 같은 피해가 차기작인 ‘리니지W’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W는 이미 활발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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