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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아닌 기술회사 ‘카카오뱅크’, 고객 시간 1513년을 절약한 배경은?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카카오의 기술과 사업 방향성을 알리는 '이프 카카오(if kakao 2021)' 컨퍼런스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기술 회사”라며 “기술은 고객의 시간을 엄청나게 아껴줬다. 평균 7분이 걸리는 카카오뱅크의 계좌 개설을 통해 절약된 고객의 총 시간을 환산하면 1513년에 이른다”라고 밝혔다.

계좌 개설을 위해 은행을 찾아가 기다리고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한 시간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 같은 수치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100% 모바일 뱅킹 서비스, 은행 최초의 공인인증서 폐지, 5분 만에 받는 신용대출, 1분 만에 받는 비상금 대출, 고객 상담의 50% 이상을 처리하는 AI 챗봇 등 카카오뱅크는 꾸준히 기술을 통한 금융 서비스 혁신에 나서왔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기술과 혁신은 단순히 편리함 말고도 좀 더 다양한 방면으로 금융과 고객을 연결하고 있다”며 “IT기술과 모바일로만 서비스를 제공해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절감되는 비용들을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카카오뱅크는 금융권 최초로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를 도입해 기존 시스템 구축 대비 비용을 33% 밖에 쓰지 않았고 데이터베이스 매니지먼트 시스템(DBMS)으로 마이SQL을 도입하면서 기존 오라클 대비 60% 수준의 비용만 소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기술을 통해 많은 비용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절감되는 비용들을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돌려주고 고객들은 그동안 불필요하게 지불해왔던 은행 수수료들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뱅크 고객은 전국의 모든 은행과 편의점 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 이체 등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다. 출시 이후 지난 8월까지 카카오뱅크가 고객 대신 지급한 ATM 수수료는 약 1692억원 정도다. 매월 약 200만명의 고객이 약 600만건 정도 ATM을 무료로 사용하며 그 중 35%가 편의점에서 ATM을 이용한다.

편의점 ATM 수수료는 은행 ATM에 비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접근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카카오뱅크의 ATM 이용 비중 중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지만 전체 ATM 수수료 중 편의점 수수료가 절반을 차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수수료 부담을 카카오뱅크가 짊어질 수 있는 것도 결국 기술을 통한 비용절감과 여기서 절약한 비용을 재투자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기술과 혁신은 고객의 금융 주권을 지키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IT기술의 발전으로 금융 영역도 빠르게 디지털화 진행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고객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회사, 즉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술을 통해 고객이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스스로 결정하고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고객의 금융 주권을 고객에게 돌려주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신용 점수 올리기와 휴면예금 휴면 보험 찾기 서비스가 그것으로 카카오뱅크는 2019년 10월에 내 신용 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시작해 고객들의 건강보험 세금 납부 내역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개인 신용 점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140만명의 고객이 내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사용했으며 지난 7월에는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국내 금융회사로는 최초로 휴면 예금과 휴면 보험금을 카카오뱅크 앱에서 조회하고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출시한 지 40여 일 만에 조회 수 200만명을 돌파했고 약 146억 원의 잠자고 있는 돈이 고객에게 돌아갔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기술과 혁신의 목적이 고객이라고 생각한다”며 “카카오뱅크의 노력이 전체 금융시장의 변화를 이끈다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다. 고객의 데이터 주권을 지켜줄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 많은 영역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어려운 길이 될 것이라고 예상은 되지만 편한 길로 가고 싶은 유혹이 생길 때마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고민하고 결정하고 실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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